◎대우신차3종·티코 앞세워 「4월대란」 야망/현대·기아견제광고할부금리인하 수성 총력시장이 침체를 보이면 경쟁은 한층 치열해진다. 국내 자동차시장이 그렇다. 재고가 사상 최대에 이르면서 조업단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을 공략·방어하기 위한 경쟁은 「전쟁」이다. 불황속에서 가열되는 국내 자동차시장의 경쟁현장을 찾아본다.<편집자주>
『우리는 「소리없는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대우자동차의 한 고위경영자는 이렇게 말했다. 「소리」는 「레간자」의 판촉컨셉트. 「4월 내수1위」를 골자로한 「4월대란」을 달성하겠다는 뜻이다.
현대와 기아는 『목표와 결과는 항상 일치하는게 아니다』며 『그냥 두고 보지는 않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대우대란」을 막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최근 시장경쟁 양상은 「대우공세현대·기아의 방어 및 역공」으로 뒤엉켜 있다.
대우의 공세는 김우중 그룹회장이 최근 그룹에 내린 특명에서 확인된다. 『4월에는 반드시 정상을 차지하라』는 것이다. 대우는 라노스누비라레간자와 티코를 통해 「바람몰이」에 나섰다. 대우가 추진하는 바람(풍)은 티코의 경우 「체구」에 걸맞지 않게 「강풍」이다. 라노스는 「돌풍」, 누비라는 「열풍」, 레간자에서는 「회오리」를 판매현장에서 부르짖고 있다.
판매를 전담하고 있는 대우자판의 핵심임원은 『이달에 정상을 차지하는 것은 「필연적」이다』고 말한다. 『지난달 누비라가 최다 판매차종으로 자리를 잡은 여세가 지속되고 있고, 레간자는 이달중에 생산하는 대로 판매돼 현대에 뒤질게 없다. 여기에 「티코강풍」으로 반드시 정상에 설 수 있다』는 것. 김회장의 특명은 구체적인 수치에서 확인된다.
대우는 이달에 4만6천대를 판매, 정상에 오를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관련, 대우는 그룹 계열사별로 임직원에 대해 무이자할부나 할부금리 인하, 차량구입비 융자지원 등의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대우의 전략은 분명하다. 4월에 정상을 차지, 대우의 전체 이미지를 몇단계 높인뒤 그 여세를 하반기까지 연결시켜 올해 승용차 시장에서 쿠데타를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대우의 한모이사는 『지금이 기회다』고 말한다. 현대가 경차 외에 특별한 신차를 내놓을 계획이 없어 대우의 신차특수를 막을 수 없다는 것. 현대의 경우 내년에는 쏘나타·엑센트등 주력차종을 갈게 된다.
현대의 요즘 상황은 「대우견제」다. 현대 관계자들은 『정세영명예회장이 특별한 관심을 보여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다』고 말한다.
현대는 대우가 4만6천대를 판매, 정상에 오르겠다는 목표에 대해 『4만8천3백대를 판매하겠다』며 대우의 「소리없는 축제」를 불발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3월하순부터 아반떼가 살아나고 있고, 이달들어 뉴쏘나타가 주목을 끌고 있다』고 말한다. 또 『대우의 신차특수는 불황으로 제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3개신차는 개발팀이 달라 차종별로 크기, 스타일 등에서 상호 간섭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며 「신차특수 한계론」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마르샤와 쏘나타의 할부금리를 13.9%에서 6%로 내렸다. 기아도 세피아는 13.9%에서 6%, 프라이드·아벨라·스포티지는 6∼10%로 낮추었다. 현대의 광고·판촉도 철저하게 대우에 맞춰져 있다. 라노스에 대해 뉴엑센트, 레간자를 막기 위해 뉴쏘나타를 내놓았다. 뉴쏘나타의 새 CF광고는 어둠속에서 주변에 몰려든 「늑대」를 쏘나타 불빛으로 물리친다는 내용이다.
물론 늑대는 레간자를 뜻한다. 「레간자 사냥」에 나섰다는 것이다. 또 내년으로 잡혀있던 경차(MX) 출하시기를 9월로 앞당긴데 이어 이례적으로 이달에 언론과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하기로 했다. 경차 대기수요를 만들어 티코를 견제하겠다는 뜻이다.
현대는 『결과가 중요하다. 우리의 4월목표는 평소에 비하면 별로 많은게 아니다. 그러나 대우의 목표는 한번도 넘지 못한 선이다』고 말한다. 불황속의 「4월대전」. 매달 열흘단위로 공개하던 판매실적을 지난달 현대가 거부한데 이어 이달들어서는 대우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데서 그 열기를 느끼게 한다.<박원배 정승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