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술] 아트선재 '느림전' 28일부터 전시

28일 오픈해 3월 5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김수자·김영진·박홍천·배병우·육근병·이불·최정화 등 7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전시 주제는 제목에서부터 강력한 이미지를 풍기는 것처럼 분초 단위로 움직이는 최신 자본주의적 사회구조 하에서 사람들이 제나름대로의 속도를 회복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것은 바로 농경사회는 물론 초기 산업화의 단계에서도 느꼈던 「느림」의 회복이다.조각 천들을 모아 바느질을 하고 보따리를 만들던 김수자는 그 보따리들을 싣고 떠도는 과정을 보여주는 비디오작품을 선보인다. 그것은 마치 한없이 진행될 것같은 끝모르는 만행(萬行)의 길이며, 해서 관객들은 보따리 트럭이 남기는 흔적을 밑도 끝도 없이 따라간다. 김영진은 자신이 고안해낸 장치를 이용해 액체 속을 유영하는 텍스트들의 움직임을 보여주며, 이를 통해 시간의 덧없음을 표현한다. 박홍천의 사진작품 역시 빛을 받아들이는 속도의 느린 조정을 통해 여러 시간대의 잔상을 한 화면에 모아둔다. 즉 과거와 현재 그리고 언제 우리를 습격할지 모르는 미래를 담아낸다. 배병우의 소나무 사진은 한민족의 역사성과 작가의 일상이 오랜 시간 동안 투영된 작업이며, 육근병의 비디오 작업은 새벽이 밝아오는 실제시간을 영상에 담아낸 작업이다. 이불은 애니메이션에서 차용한 사이보그의 이미지를 통해 테크놀로지의 빠른 발전과 그 속에서의 여성, 혹은 우리 사회에 대한 고정적인 시각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최정화는 로봇과 모형경찰 등의 모습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속도성에 딴죽을 걸면서 그것들을 고정적인 공간 속에 가두어 놓는다. 이번 전시는 아트선제센터에서 열렸던 호주 현대작가전 「언홈리(UNHOMELY)」에 대한 교환전으로 기획되었으며, 지난 98년과 99년 호주 멜버른의 빅토리아미술관과 시드니의 뉴사우스웨일즈미술관에서 선보여 큰 호응을 얻은바 있다. 문의 (02)733-8945. 이용웅기자YY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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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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