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동유럽 경제성장세 ‘주춤’

◎작년 3.7%이어 올해도 3.2%로 하락전망/서방에 빌린 외채상환금 잔액 증가 부담/헝가리·폴란드 등은 오히려 고성장 ‘눈길’「냉전 종식과 시장경제체제의 약효가 다 떨어졌나」. 시장경제체제의 도입으로 회복조짐이 나타났던 동유럽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지고 있다. 특히 시장경제도입의 성공적 사례로 칭송받던 체코와 슬로바키아마저 성장세가 꺾이고 있으며 루마니아는 성장세가 중지되는 심각한 긴축정책의 후유증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동유럽경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장세가 위축될 것으로 유럽연합(EU)의 정책브레인인 유럽두뇌모임(EIU)은 전망하고있다. EIU는 보고서를 통해 구소련을 제외한 동유럽의 성장률이 올해는 3.2%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95년 5.4%, 96년 3.7%보다 낮은 것은 물론 갈수록 성장속도가 하락하고 있음을 보여주고있다. EIU는 이처럼 동유럽국가의 경제침체는 무엇보다 서방국가들로부터 빌린 상환금의 잔액이 증가하고 있는 부담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동유럽에 시장경제를 전파시키고 냉전의 벽을 허무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서방자본이 이제는 동유럽국가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EIU의 전망은 물론 동유럽국가라고 모두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는 않다. 슬로바키아, 체코, 루마니아 등의 경제가 올해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한 반면 헝가리, 슬로베니아, 불가리아, 폴란드 등은 경기후퇴가 거의 없거나 작으나마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별로는 슬로바키아가 올해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이 4%를 기록, 지난 96년의 6.9%보다 3%포인트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고 체코도 올해 성장률이 3%로 지난해 4.4%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체코는 노동생산성을 뛰어넘는 급격한 임금인상과 불어나는 무역적자로 연간 산업생산이 2.7% 떨어지는 등 부진을 면치못하고 있다. 또 지난 95년 7.1%, 96년 4.1%의 GDP성장률을 기록했던 루마니아도 올해는 제로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상승세가 가장 뚜렷한 곳은 헝가리. 성장률이 지난 95년 1.5%, 96년 0.5%로 하락세를 보였던 헝가리는 올해 2.8%를 기록,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폴란드도 경제호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큰 국가로 지목됐다. EIU는 『동유럽에서 가장 튼튼한 경제를 자랑하는 폴란드는 경제침체를 의미할 만한 어떤 징후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유럽국가중 유일하게 베를린장벽이 붕괴된 지난 89년 당시의 생산수준을 회복한 폴란드는 96년 4·4분기의 5% 성장에 이어 지난 1·4분기 7.6%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올해 전체적으로 5.4%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견됐다. 지난 96년 3.5%의 성장률을 보였던 슬로베니아도 올해 4.1%의 성장이 예상되면서 지난 89년 당시의 생산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는 나라로 지목되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마이너스 10.9%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불가리아는 올해는 성장률이 3%로 경제침체에서 완전히 탈피할 것으로 보인다. EIU는 그러나 동유럽의 종주국인 러시아에 대해서는 지난 95년의 4%, 지난해 6%에 비해 크게 떨어진 성장률 「0」라는 비관론에 무게를 주고 있다.<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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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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