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CEO 칼럼] 나부터 바꾸고 노력하는 사회


최근 불거진 군대폭력·자살사건으로 대한민국 부모들의 한숨 소리가 깊어졌다. 군인 아들을 둔 필자 역시 주변의 걱정을 한몸에 받고 있다. 중장년층 주부 커플매니저들이 대부분인 회사에서도 쉬는 시간마다 서로 자식을 걱정해주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엽기적인 가혹행위, 사건축소·은폐 등 상상할 수 없는 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많은 부모들이 '내 아들은 과연 무사한가' '정말 아무 일 없이 잘 지내는 것이 맞나' 재차 확인하지만 제대하기 전까지 좌불안석하며 걱정을 금하지 못할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아들들에게 억울한 일이 있으면 가만히 당하지만 말고 도움을 청하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당하는 자가 있다면 행하는 자도 있을 터. 본인의 아들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가정은 하지 않는 듯하다. 과연 자신의 자식들에게 '맞고 다니지 말라'는 말 대신 '누군가를 위협하고 때리지 말라'고 이야기해본 적은 있는지 반문해볼 때다.

지난해 출산 통계에 따르면 여성의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자녀 수)은 1.187명으로 매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줄어드는 출산율 대신 자녀 사교육에 대한 투자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인성교육만큼은 그러지 못하는 실정이다. 요즘 자녀들은 부모와 대화하는 대신 방과 후 학원 다니기에 바쁘고 타인을 배려하며 조화로운 조직 구성원이 되라는 말 대신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연봉 높은 회사에 취직하라는 말을 더 많이 듣고 자란다.

사회 안정은 가정교육서 시작


'타인과 함께하는 내일의 삶'보다 '개인의 행복을 위한 오늘'이 먼저일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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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녀, 내 가족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로는 모두가 꿈꾸는 사회를 만들 수 없다. 신문 1면, 톱 기사에 오르는 안타까운 사건들을 볼 때마다 무조건 피해 가라고 알려주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행복하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제도적·구조적 장치가 선행돼야 함은 당연하겠지만 그 시작은 각 가정의 부모가 돼야 할 것이다. 사회를 바꾸자는 목소리보다 내 가정과 자녀를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먼저여야 한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백 번 들어도 옳은 말이다. 자녀가 안전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사회를 원한다면 자녀들에게 타인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솔선수범해 보여주기 바란다. 부모의 과잉보호나 무관심으로 잘못된 자기애가 형성된 자녀들의 경우 이를 방치하면 인격장애가 되고 사회문제로까지 발전한다. 학교와 군대가 아무리 책임의식을 갖고 가르쳐도 어릴 때부터 부모에게서 받아온 교육만큼 큰 영향을 미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부모는 무거운 책임의식을 갖고 자녀를 바르게 교육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

자녀의 고민을 들어주기 위해 먼저 다가가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자녀와의 충분한 의사소통은 자녀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주지는 못하더라도 문제의 본질을 자녀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나아가 부모와 자녀의 결속력을 다져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평소 부모가 자녀와 대화의 창구를 열어놓을 경우 자녀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부모들이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비단 자녀 문제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를 이루는 작은 사회, 회사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필자가 25년여 동안 다양한 조직에 몸담고 일해보니 본인보다 타인을 존중하는 사람이 조직에서 인정받고 성공함을 몸소 경험했다.

문제 본질 찾는 소통 창구 필요

그러한 사람을 인재상으로 꼽기도 한다. 최고경영자(CEO)가 된 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철학 중 하나도 열린 마음으로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하고자 '소통의 자세'를 잊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사장실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 있다. 조직원을 이끄는 자세에 따라 회사의 미래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퇴근시간이면 서울 강남역에 위치한 필자의 사무실이 결혼상담을 원하는 미혼남녀들로 북적인다. 수많은 싱글 남녀가 본인들이 꿈꾸는 배우자의 조건을 조목조목 이야기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커플매니저들은 그러한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 당신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묻는다. 우리가 꿈꾸는 사회도 마찬가지다. 자녀의 안전과 사회의 안녕을 위해 당신은 얼마나 노력했는가. 지금 나부터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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