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코스피 1900선 붕괴… 글로벌증시 일제 상승 속 나홀로 하락

외인 연일 매도공세에 미국발 호재도 안먹혀


꽁꽁 얼어붙은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은 미국발 호재는 남의 나라 얘기였다. 급격한 통화정책 변화를 배제하겠다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발표에 전 세계 주요국의 증시가 일제히 반등하며 환호했지만 코스피는 4일 연속 하락하며 지난 2월 이후 10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900선이 무너졌다. 특히 국내 증시의 큰손인 외국인 투자가들은 최근 7거래일간 3조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한국 시장을 내다 팔다시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했던 미국발 훈풍이 러시아에서 불어닥친 금융위기 공포의 한파에 밀려난 격"이라며 "국제유가 급락을 비롯해 러시아에서 촉발된 신흥국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한 코스피는 연말까지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발 호재를 등에 업은 해외 증시의 호조 속에서도 18일 코스피만 나 홀로 하락세를 이어간 것은 좀처럼 지칠지 모르는 외국인의 매도 공세 때문이었다. 외국인들이 10일 이후 7거래일간 팔아치운 주식 금액은 무려 2조8,352억원에 달한다. 특히 이날 외국인 투자가들은 전기전자(-602억원), 운송장비(-282억원), 철강금속(-161억원) 등 대형 수출주들을 집중적으로 팔아치웠다. 투신과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매수에 나서며 장 마감 직전 낙폭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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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급적인 측면에서 외국인 투자가들이 전자와 자동차 등 대형주들을 대거 내다 팔면서 시장의 충격이 커졌다"며 "러시아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자동차와 전자 등 수출업종의 실적 둔화가 예상되는데다 정유사들의 신용등급 하락 등 온갖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다른 아시아 국가와 달리 국내 증시는 미국발 호재의 긍정적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의 상승을 이끌 만한 마땅한 모멘텀이 없는 만큼 올해 말까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에서 불거진 대외 변수가 신흥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를 가로막는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며 "특히 외국인 투자가의 입장에서 한국 증시는 정책 모멘텀이나 기업 실적 등 어느 하나 투자의 메리트를 찾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연말까지 코스피지수가 1,880~1,950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인 디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주가 역시 내년 초까지도 횡보나 약세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며 "당분간 주식보유 비중을 늘리기보다는 단기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보수적인 투자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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