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일본 대지진] 日진출 中企도 큰 타격

물류창고 등 훼손… "언제 정상영업 하게 될지…"<br>日진출 中企도 큰 타격

유주희

일본 현지에서 어렵게 판로를 뚫은 국내 중소기업들이 일본 동북부 대지진의 여파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거래를 트기 쉬운 동북부 지역을 집중 공략해온 대다수 국내 기업들이 이번 대지진 사태로 아예 거래선을 잃거나 적잖은 경제적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현지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A사는 이번 대지진의 여파로 4,000만엔(5억6,000만원)가량의 손실을 볼 위기에 처했다.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업체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대지진과 쓰나미의 피해가 가장 컸던 지역 가운데 하나인 이와테(岩手)현의 일본 기업에 물품을 납품해온 A사는 4,000만엔 상당의 제품을 납품한 직후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현재 거래선과 사실상 연락이 끊긴 상태다. 다른 중소기업들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피해규모가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상당수는 재해지역에 위치한 물류창고가 훼손되거나 영업에 타격을 입는 등 적잖은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유승호 KOTRA 도쿄IT지원센터 소장은 "일본에 진출하는 국내 중소업체들은 보통 도쿄 등 수도권이 아니라 동북부 중소기업들과 거래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발광다이오드(LED) 집어등을 제조해온 B사의 경우 동부 해안가에서 조업이 전면 중단되며 잠정적으로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직접적인 금전피해보다 언제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지 모르는 막연함 때문에 B사는 울상을 짓고 있다. 통신중계기를 제조하는 한 중소업체는 피해지역에 설치해둔 중계기가 쓰나미에 쓸려나가는 바람에 상당액의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대지진을 '기회'로 주목하는 기업들도 있다. 도쿄 소재 원격제어 소프트웨어 업체인 R서포트의 경우 재택근무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면서 일본진출 8년 만에 가장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안천홍 R서포트 도쿄지사장은 "손해보험회사 등에서 100여개의 재택근무 소프트웨어 매입주문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불안해하는 한국인 직원들을 귀국시키고 혼자 오사카 KOTRA 사무실에서 비상근무를 하고 있는 안 지사장은 이번 사태가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국내의 한 가설주택 업체도 피해지역에 가설주택을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지진과 쓰나미로 피해지역 내 주택이 대거 훼손돼 임시주택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형업계에서는 일본 동북부 지역의 금형 부품업체들이 생산을 중단하면서 상당한 물량이 국내 업체들에 돌아올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