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기획실 해체 이후 삼성그룹을 이끌고 갈 양 날개 중 하나인 브랜드관리위원회를 책임지게 된 이순동(사진) 사장은 소속이 제일기획으로 바뀌더라도 이 회사의 경영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26일 “브랜드관리위원회를 맡게 된 이 사장이 소속을 제일기획으로 바꾸면서 김낙회 제일기획 사장과의 역학 관계를 놓고 설왕설래가 있는 것 같다”며 “이 사장은 그룹 브랜드 관리를 위해 순수하게 계열사 간의 거중 조정 역할에 머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제일기획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김 사장이 전권을 갖고 경영을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이에 따라 사무실도 제일기획으로 옮기지 않고 지금과 마찬가지로 태평로 삼성 본관 26층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 그룹 본관이 강남으로 옮겨간 후에도 이 사장은 제일기획으로 들어가지 않고 신사옥 건물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이 이번에 새롭게 만든 브랜드관리위원회는 이 사장의 주도 아래 김인 삼성SDS 사장과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등이 참여하며 4조원으로 추정되는 국내외 마케팅 비용을 관리하고 계열사 간의 마케팅 예산 중복투자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 관계자는 “당초 위원회를 상설로 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 경우 사장단협의회나 업무지원실 등과 맞물려 옥상옥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비상설로 결론을 내렸다”며 “위원회는 한달에 1~2차례 정도 현안이 있을 때만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