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스티븐 김 '간첩 혐의 재판' 장기화 조짐

美검찰, 증거자료 제출 지연 속<br>100만弗 소송비까지 부담할 판


미국 검찰이 간첩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8월 기소한 한국계 스티븐 김(44ㆍ한국명 김진우)씨의 사건자료를 '기밀정보'라는 이유로 변호인과 법정에 전달ㆍ제출하지 않아 재판이 장기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티븐 김은 국무부에서의 활동이 중지되는 등 개인적 커리어에 심대한 타격을 받은데다 시간만 끄는 공판으로 100만달러가 넘는 소송비용까지 부담하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일 열린 5차 공판도 증거자료 제출을 둘러싸고 지난해 10월 1차 공판 때부터 지속된 검찰과 변호인단 간의 지루한 공방만 재연됐다. 검찰은 스티븐 김의 간첩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압수한 증거자료 중 공개해서는 안 되는 기밀서류들이 있기 때문에 중앙정보국(CIA)를 비롯한 미 국가정보국(DNI) 산하 16개 정보기관에 보내 서류 공개에 대한 허가를 받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자료 인계를 거부하고 있다. 최근 미 검찰은 스티븐 김과 유사한 간첩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국가안보국(NSA) 고위간부 출신 토머스 드레이크 사건에서도 간첩법 위반 중죄를 입증할 수 있다는 결정적 자료에 대해 "기밀성이 있어 배심원에 공개할 수 없다"며 증거 제출을 포기, 기소를 철회했다. 그러자 미 연방법원은 지난 15일 드레이크에 대해 허가 범위를 넘어선 정부 컴퓨터 사용 혐의만 적용해 보호관찰 1년의 비교적 가벼운 형량을 선고했고 간첩법 적용을 포기한 검찰에 대해 "각종 수사로 드레이크를 수년 동안 괴롭혔으며 적절하지 않은 행위였다"고 비판했다. 연방검찰이 드레이크 사건에서 간첩법 적용을 포기함에 따라 유사한 혐의가 적용된 스티븐 김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전망했지만 재판은 장기화 쪽으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스티븐 김은 "이번 사건으로 커리어도, 인생도 모두 멈춰져 있는 상태"라며 "조금이라도 소송이 진전이 있으면 좋겠지만 하염없이 소송이 길어져 정신적, 경제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말 스티븐 김을 후원하는 지인들이 만든 '스티븐 김 변호기금'은 그에 대한 연방검찰 기소 내용의 부당성을 알리고 소송비용을 모금하는 인터넷 웹사이트(www.stephenkim.org)를 개설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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