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다시뛰는 이머징 마켓] <3> 재기 꿈꾸는 헝가리

글로벌 위기 딛고 '동유럽 富國' 영광 재연 몸부림<br>리먼사태에 디폴트위기 몰려 IMF로부터 구제금융 '수모'<br>'재정적자 줄이기' 성공 이어 증시도 9개월새 128%급등<br>"최악상황 끝나… 기회 온다" 서유럽 기업들도 투자 재개


SetSectionName(); [다시뛰는 이머징 마켓] 재기 꿈꾸는 헝가리 글로벌 위기 딛고 '동유럽 富國' 영광 재연 몸부림리먼사태에 디폴트위기 몰려 IMF로부터 구제금융 '수모''재정적자 줄이기' 성공 이어 증시도 9개월새 128%급등"최악상황 끝나… 기회 온다" 서유럽 기업들도 투자 재개 부다페스트=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헝가리는 이달 6일 국제통화기금(IMF)과 주변 EU 회원국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달했다. 지난 해 재정적자가 국내 총생산(GDP) 대비 3.6%로 잠정 집계됐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헝가리 정부가 지난 2008년 10월 IMF 등으로부터 200억 유로 규모의 구제 금융을 받으면서 약속했던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이다. 그 당시 목표는 'GDP 대비 3.9%'였다. 그 동안 재외 공관까지 축소해가며 재정 지출을 축소했던 헝가리 정부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동유럽 모범생'에서 'IMF 구제대상'으로=지난 2007년 7월 한국의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초로 2,000포인트를 돌파하며 흥분에 들떠 있던 당시 헝가리도 축배를 들고 있었다. 헝가리 증시를 대표하는 BUX지수가 3만 포인트를 돌파했기 때문이다. 헝가리는 1989년 사회주의 정권 붕괴 이후 적극적인 문호 개방과 외국인 투자 유치 등에 힘입어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지난 2004년 EU(유럽연합) 가입을 계기로 성장에 박차를 가했고, 마침내 2007년에는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유럽 국가처럼 잘 사는 나라'라는 헝가리의 꿈은 머지 않아 실현될 것 같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초대형 악재가 헝가리의 꿈을 깨트렸다.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불안해진 서유럽 국가들이 헝가리를 비롯해 동유럽에서 자금 회수에 나섰고, 헝가리는 디폴트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2008년 10월 헝가리 정부는 결국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 증시 역시 무너지기 시작했다. 2008년 7월에는 2만포인트선이 붕괴됐다. 2009년 3월, 한국 등 다른 이머징 국가의 증시는 반등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나 헝가리 증시는 오히려 글로벌 금융위기 여진 속에서 계속 곤두박질쳤다. 모하이 조지(Mohai György) 부다페스트거래소 이사장은 "당시 전세계적인 안전 자산 선호 현상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이 크게 줄었다"며 "이는 헝가리뿐 아니라 폴란드 등 다른 이웃국가들도 마찬가지였다"고 회고했다. 조지 이사장은 "다만 헝가리의 경우 은행들의 기업 및 개인 대출 비중이 높은 게 문제였다"며 "금융위기에 따른 회복 속도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느렸던 것도 은행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폭락의 주원인도 은행권에 있었다. 헝가리 증시에서 은행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웃돌기 때문이다. 백대욱 한화헝가리은행 은행장은 "우리 은행의 경우 개인 대출이 100% 주택담보일 정도로 다른 은행에 비해 안정적인 자산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는데도 2009년 1ㆍ4분기까지 대출자의 30%는 연체자였다"며 "기업 대출 부담까지 컸던 다른 은행들의 상황은 최악이었다"며 그 당시를 회상했다. ◇EU 회원국의 지원 vs 정치적 불확실성=헝가리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오랫동안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파를 겪었지만 지난해 하반기 들어 '재기 가능성'이 조금씩 커지자 증시도 반등을 시작했다. BUX지수는 지난 2009년 3월 9,461.29포인트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2만1,612.57포인트까지 상승했다. 불과 9개월 만에 128.43%나 급등한 셈이다. 또한 2010년 새해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4일에도 2만1,561.77포인트로 거래를 마감하며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조지 이사장은 "지난해 초만 해도 헝가리를 바라보는 해외의 시각이 매우 나빴으나 최근 들어 많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또 김종춘 부다페스트 KBC 센터장은 "금융위기 이후에도 서유럽의 반도체, 자동차 업체 등이 헝가리에 대한 투자 계획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이들은 아직 헝가리에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금융위기 당시에는 한국에서 헝가리로 수출하는 소비재 규모가 거의 '제로'에 가까웠지만 요즘 들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며 "최악의 불황기는 지났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헝가리의 어려움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시된다. 무엇보다 올 봄 실시될 총선이 상당히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백 행장은 "이번 총선에서 정권 변화는 거의 확실하다"며 "하지만 야당은 포퓰리즘 성격의 공약을 내세우고 있고, 이런 공약이 현실화한다면 재정적자 축소 등 EU와 IMF 기준에 맞춰 헝가리가 수행해야 할 과제는 실현 가능성이 더욱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시 뛰는 이머징마켓] 기획·연재기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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