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조문차 방북하는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북한의 새로운 권력의 중심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전 원내대표는 23일 "북한 쪽 사정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시 북한 조문단이 이 여사를 방문해 상주를 위로했다"며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이 여사도 자연스럽게 김 부위원장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 전문가들도 김 부위원장이 별도의 시간을 마련해 이 여사와 현 회장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 여사와 현 회장은 북한에 호의적인 분들이다. 특히 현 회장의 경우에는 김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유훈사업인 금강산 사업 재개를 위한 남측 정부 압박용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과의 만남이 성사될 경우 가장 주목되는 것은 이 여사 측과 현 회장이 전달하는 메시지에 김 부위원장이 어떻게 대응할까 하는 점이다. 김 부위원장의 첫 대남 메시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이 여사 측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 문제, 6·15 공동선언 실천 등과 관련한 내용을, 현 회장 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와 남북 경협 등과 관련한 내용을 김 부위원장에게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박 전 원내대표는 최근 정부의 조치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을 안정시키는 조치를 한 것은 굉장히 잘한 일"이라며 "그러나 북한이 계속 안정되고 동요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6자회담을 준비하면서 경제지원을 검토하고 중국도 식량을 지원하는 것처럼 우리도 북한이 필요로 하는 식량지원 등 경제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