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조선·철강업계 "여름을 넘어라" 총력전

대우조선·현대重 16·12일 휴가<br>포스코등선 얼음재킷 제공등 벌써 '무더위와 전쟁'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는 무더위에 지친 직원들을 위해 다양한 혹서기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옥포조선소 강재적치장에서 직원들이 얼음물을 건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 근무하는 김 과장은 요즘 꿈에 그리던 지중해로 15박16일의 여름 휴가를 떠날 생각에 한껏 마음이 들떠 있다. 올해 처음 실시되는 집중휴가제에 따라 무려 16일의 ‘황금연휴’가 생겼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의 서 대리도 매일 저녁 부인과 함께 여름 휴가 일정을 짜느라 분주하다. 최근 노사가 집중휴가제에 합의하면서 12일의 달콤한 휴가를 얻은 덕분에 동료직원들도 하나같이 즐거워하는 분위기다. 조선ㆍ철강 등 국내 제조업체들이 한여름 무더위를 날려보내고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아이디어를 총동원하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올해 예년보다 훨씬 긴 휴가를 보내주는가 하면 대형 냉동고 등 최신장비를 동원하고 특별 보양식까지 먹이며 직원들의 건강을 챙겨주고 있다. 올해 초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집중휴가를 도입한 대우조선은 오는 7월30일부터 8월12일까지(토ㆍ일요일 포함) 창사 이래 최장의 휴가에 들어간다. 거제 옥포조선소의 경우 16일간 10%의 최소 근무인력만 현장을 지키게 된다. 현대중공업도 최근 노사 협의를 통해 집중휴가제를 실시하기로 합의하고 7월30일부터 5일의 여름휴가에 이틀을 보태 7일을 쉬게 된다. 여기에다 주말 휴일 나흘에 지난 1일 근로자의 날을 대체휴무로 쓰게 되면 12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이 같은 집중휴가제는 법정 공휴일과 회사 자체 휴일에 근무하는 대신 여름 휴가와 추석 휴가를 길게 쓰는 휴가제도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옥외 작업이 많은 조선 현장의 특성상 한여름인 7월 말과 8월 초에 무더위나 장마ㆍ소나기 등을 피하고 봄ㆍ가을은 국가 공휴일에 조업을 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데 노사가 인식을 같이해 집중휴가제가 도입되고 있다”며 “여기에다 국가 공휴일에 근무하면 특근수당이 추가돼 근로자들도 이 제도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여름 작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무더위와의 전쟁도 벌써 막이 올랐다. 포스코는 얼음재킷을 지원하고 제빙기를 설치해 차가운 음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직원 부인들이 현장을 방문해 화채ㆍ팥빙수를 정성스럽게 만들어주고 있다. 동국제강은 아예 아이스룸까지 만들었다. 아이스룸은 쇳물을 녹이는 연주라인 앞에 대기해야 하는 직원을 위해 만들어진 공중전화 박스 크기의 방으로, 열기에 지친 직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이른 더위에 대비해 예년보다 많은 얼음재킷을 준비해놓고 삼계탕ㆍ칡즙ㆍ수박화채ㆍ팥빙수 등 다양한 여름 간식으로 직원들의 더위를 식히고 있다. 조선업체가 밀집한 울산 지역에서는 에어컨ㆍ냉장고 등 대형 냉방제품은 물론 얼음재킷 등 무더위에 대비한 물품들이 동이 날 지경이다. 현대중공업은 직원들이 여름철에도 시원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약 20억원을 투자해 조선사업본부 등에 옥외 에어컨인 스폿 쿨러 75대를 새로 설치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들어 벌써 초여름 날씨를 보이자 현장에 설치된 제빙기 110대 중 30대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현대미포조선도 지난해 협력업체를 포함해 현장 사무실 곳곳에 냉방기 100여대와 제빙기 20여기를 설치했고 조만간 사내 4곳과 사외공장 등에 모두 7기의 제빙기를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6월 중순부터 기온이 28도를 넘으면 점심시간을 30분 연장하는 탄력근무제를 실시하고 땀 흡수용 헤드밴드와 에어재킷을 지급하는 등 혹서기 대책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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