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개발 중인 800만~1,300만 화소급 이미지센서를 올해 말께 출시해 고사양 이미지센서 시장에 대한 본격 공략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도영(44ㆍ사진) 실리콘화일 대표는 4일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SK하이닉스와 공동 개발 중인 고사양 이미지센서 출시 계획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그동안 300만~500만 화소 이하의 중저화소급 이미지센서 시장에 주력해왔지만 스마트기기 시장 확대로 고사양 이미지센서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모바일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이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화일은 빛을 감지해 전기적 신호를 전환해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시켜 영상으로 출력하는 상보성 금속산화막 반도체 이미지센서(CIS) 전문기업이다. 빛을 저장하고 감지하는 포토 다이오드 부문을 얼마나 잘 만드는지가 이미지센서 제조의 경쟁력으로 이 기술력이 뛰어날수록 이미지 감도가 좋고 노이즈가 적다.
이 대표는 "현재 주력하는 300만 화소 이하급 이미지센서도 고해상도(HD) 등 보다 높은 사양으로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노트북도 갈수록 얇아지는 등 더 작고 더 높은 해상도를 갖춘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의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실리콘화일은 스마트폰 시장 확대로 이미지센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올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44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1.9%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배 가까이 늘어난 11억원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현재까지 올해 고객사를 대상으로 1억6,000만개의 이미지센서를 판매한 상태이며 연말까지 2억개 이상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모바일기기를 중심으로 노트북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매출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칩 특성상 신기술 개발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불량 칩의 물량이 줄어든다"며 "올해는 제품 생산라인 확대 등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현재 2~3% 수준인 영업이익률도 내년 이후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화일은 지난 2008년 SK하이닉스와 공동사업을 시작하며 고사양 이미지센서 개발에 집중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실리콘화일은 SK하이닉스가 최대 주주로 28.7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반도체 칩세트 사업은 성능 개선을 위해서 신제품 개발과 칩을 생산하는 데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SK하이닉스와의 파트너십으로 제품 개발과 생산에서 시너지 효과를 올릴 수 있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신제품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실리콘화일 특유의 이미지센서를 활용한 인식 솔루션 개발로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할 경우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한 얼굴 인식기능이나 거리 측정기능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인식 솔루션을 적용한 스마트기기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을 개발 중"이라며 "이미지센서를 활용한 거리 측정도 가능해 장기적으로 3차원(3D) 카메라 기술에도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센서를 활용한 바이오 진단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세포 배양 장비 등에 이미지센서를 적용해 세포의 움직임 등을 촬영, 실험 과정에서 세포가 외부 환경에 노출되는 상황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진단 시장의 경우 세포 움직임 포착 등 30~40% 정도가 광학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며 "최근 개발한 식중독균 진단키트를 비롯해 단백질ㆍDNA 검출ㆍ진단 시장 등에서 이미지센서는 폭넓게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진단키트 기술 개발은 마쳤고 임상을 진행하며 기초 데이터를 수집 중"이라며 "내년 1ㆍ4분기 정도에는 시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