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맞짱 떠보자" 월드컵 경기가 다음달 10일(한국시간) 개막되는 가운데 분양을 앞둔 주요 건설사들이 '정면 돌파'를 선언하고 나섰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인허가 지연이나 회사 내부 사정에 의해 일정이 늦춰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월드컵과 무관하게 분양을 강행하겠다는 회사들이 많다.
이미 판교신도시 영향으로 연초부터 분양이 미뤄져 온데다 6월 하순에는 장마철,7-8월에는 휴가철이 끼어 있어 일정을 마냥 미룰 수만은 없다는 게 큰 이유다.
대우건설은 다음달 16일에 평택시 용이도시구획정리지구(715가구)와 김해 율하지구(988가구), 23일에 구로구 신도림동 주상복합(90가구)과 강서구 방화동 건우아파트 재건축(341가구중 60가구 일반분양) 등 4개 사업에서 아파트를 분양한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팀 월드컵 경기가 주로 늦은 밤이나 새벽에 열려 2002년에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뺏기지 않겠느냐"며 "적체된 사업이 많아 일정이 허락되는 것들은 가급적 빨리 분양하려 한다"고 말했다.
대림산업도 6월에만 4개 사업지에서 분양에 나선다. 6월 중순쯤 청주시 강서지구(365가구)를 비롯해 23일에는 삼성물산과 공동으로 대구시 성당동 주공2,3 단지재건축(1천560가구중 339가구 일반분양)를 분양하고, 하순께 구미시 남통동(915가구), 남양주 오남읍 양지리(1천302가구)에 아파트를 내놓기로 했다.
또 GS건설은 다음달 9일에는 광주 서구 마륵동 상무자이(269가구), 23일에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122가구), 중구 충무로(273가구), 창원시 가음동(140가구) 자이아파트를 잇따라 분양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도 분양시장이 좋아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용인 성복동(공사용 도로부지 확보)이나 마포구 하중동 재건축(조합원 소송)처럼 자체적인 이유로 사업이 지연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일정대로 밀고 나간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SK건설은 다음달 서울 충정로 주상복합아파트와 부산시 동래2차, 고양 행신동등 3곳에서 줄줄이 분양할 계획이다.
각 사의 월드컵 관련 마케팅 준비도 한창이다. 월드건설은 내달 23일께 분양하는 대구시 월배지구 월드메르디앙 홍보를 위해 한국팀의 월드컵 성적에 따라 모델하우스 내방객을 추첨해 부부동반으로 사이판 여행을 보내줄 계획이다.
대우건설, GS건설 등도 모델하우스내 대형 PDP를 설치하고 시민들을 상대로 월드컵 경기를 보여주거나 어린이 간이 축구 대회를 여는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중이다.
하지만 정부의 '버블 세븐' 발언 이후 지방 아파트 분양 시장이 극도로 침체되고 있어 분양 직전 상황에 따라 청약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마케팅 능력이 뒤지는 중소업체들은 월드컵 열기나 '버블세븐'의 충격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려보겠다는 움직임도 있는 것 같다"며 "앞서 분양하는 업체들의 분양결과가 타 업체의 분양일정에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