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4월 5일] 천안함 인양 최대한 신속하고 안전하게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군이 인명구조와 수색작업을 중단하고 인양작업에 돌입했다. 천안함실종자가족협의회는 지난 3일 고 남기훈 상사의 시신 발견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때문에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오는 것을 원치 않아 생존자 구조작업을 중단하고 인양작업을 요청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실종자 가족들은 참으로 어렵고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렸다. 구조작업 중단 요청은 실종자들의 생환 가능성을 접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시간상으로 생존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는 상태이기는 하지만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아야 하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을 것이다. 그런 결정을 내린 가족들의 마음과 이제 실종자의 무사귀환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현장상황 등을 감안할 때 가족들의 결정이 지금으로서는 차선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침몰현장은 수심이 깊고 유속이 빠르며 시계가 확보되지 않을 정도로 불량해 손으로 더듬으며 수색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작업시간이 겨우 4~5분에 불과하다고 한다. 또 함체 내부도 폭발의 충격으로 전선 등이 어지럽게 얽혀 있어 진입이 어렵고 구조요원의 사고 위험성도 크다. 시간이 지나도 좋은 결과를 거두기 어렵고 오히려 또 다른 희생자가 생길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가족들은 용단을 내린 것이다. 군은 실종자 가족들의 이런 심정을 헤아려 선체인양 작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능한 한 이른 시간 내에 안전하게 배를 끌어올려야 한다. 실종자들 대부분이 함체 안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조기인양이 가족들의 답답함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일이다. 사고원인을 놓고 분분한 설과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조기인양이 필요하다. 가족들의 편의와 실종자 예우, 정확하고 투명한 원인규명 등 사후수습의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원인규명과 관련, 정부와 군은 가족들이 인양을 민간업체에 맡긴 이유가 군에 대한 불신 때문이 아닌지 잘 새겨볼 일이다. 사고발생 시간과 수색과정에서 일어난 혼선 등으로 군에 대한 불신과 의혹이 불거진 상황이기에 더 그렇다. 국민들도 민군 합동조사가 시작되고 선체인양에 들어간 만큼 근거 없는 설에 휩쓸리지 말고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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