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4월 7일] 서비스는 공짜가 아니다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달러, 4만달러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현재의 생산ㆍ기기ㆍ하드웨어 중심의 경제에서 지식ㆍ아이디어ㆍ정보ㆍ소프트웨어ㆍ창의 등 지식에 기반을 둔 서비스 중심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에 우리 모두 동의할 것이다. 지식기반 서비스가 결합돼야 제조업뿐 아니라 농수산업과 금융ㆍ유통 등 서비스업 자체도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다각적 대책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서비스 시장의 기본 토대가 되는 가격 보상체계가 제대로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인이 책을 출간하면 구입하기보다는 그냥 얻으려 한다. 예술ㆍ문화 공연도 마찬가지다. 외국 컨설팅 업체에는 비싼 용역비를 인정해 대가를 지불하면서도 국내 업체에는 최소로 낮추려 한다.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를 보조하는 하청 신세가 돼 저소득 덫에 허덕이고 있다. 지식ㆍ정보는 육체노동이 아닌 두뇌활동과 생각의 산물임에도 시간당 단가나 노동투입량(Man/Month) 기준, 더 나아가 최저낙찰제가 적용되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서비스는 그저 서비스(공짜)라는 의식(Service is for service)이 팽배하다. 우리 대기업들이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열세 속에 허둥대는 것도 그간 하드웨어 기기보다 콘텐츠 개발자들을 서럽게 대우한 결과다. 그러나 'Service is not for service', 즉 서비스 특히 지식기반서비스는 공짜로 주는 '서비스'가 아니다. 한 사람의 고급기술자, 단 하나의 창조적 생각이 세상을 바꾸고 지배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워싱턴DC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에는 'Freedom is not free'라는 명언이 새겨져 있다. 자유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한국전쟁 기간에 유엔군 63만여명이 전사했다. 진정 지식기반서비스 경제를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정부ㆍ민간 모두 서비스에 대한 정당한 대가 지불과 우대문화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 공공 부문부터 고급 서비스의 유료화 관행을 정착시켜나가는 동시에 연구개발(R&D) 등 정부의 각종 지원제도에서도 지식기반서비스 구입비를 폭넓게 인정해주는 등 서비스 수요기반을 확충해야 한다. 지식에 기반한 서비스가 제대로 대우받을 때(Service is to be serviced), 선진형 고부가가치 신성장동력이 왕성해질 수 있고 제조업을 비롯한 전 산업이 세계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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