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증시와 이머징 증시 간 이원화된 흐름이 지난 주에도 계속됐다. 미국, 일본, 영국 등 대표적인 선진 증시들은 조정국면을 이어간 반면 이머징 증시, 특히 아시아증시는 중국발 온기가 스며들면서 나란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현재 경제여건이 이머징 증시에 유리한 상황임을 들며 지금과 같은 증시 간 차별화 흐름이 이번 주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선진증시, 지난 주도 고개 숙여=지난 주 선진증시는 약세국면에서 여전히 허덕이는 모습이었다. 특히 주 초반까지만 해도 반등을 시도하는 모습이 목격됐지만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2일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각각 2.63%, 2.91% 급락한 것을 비롯해 영국 FTSE100지수도 2.45%나 주저앉았다. 주요 경제지표, 그 중에서도 특히 월간 실업률이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게 화근이었다. 미국 노동부는 2일 6월 한달 간 46만7,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10만4,000개나 많은 수치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물경기가 회복되려면 결국 민간소비가 늘어야 하는데 여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고용지표”라며 “주 후반 실업률 부진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증시가 크게 밀렸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주도하는 이머징 강세장 언제까지=반면 이머징 증시는 지난 주 역시 상승 마감하며 선진 증시와 차별화한 모습을 다시 연출했다. 이번 역시 중국이 주도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0일 0.54% 내린 것을 제외하고 전일에 걸쳐 상승하며 주간수익률 5.5%를 기록했다. 8주만에 나타난 최대 상승률이다. 지수는 3,000선을 가볍게 돌파하면서 3,088.37선까지 치솟았다. 특히 중국발 상승온기가 주변 국가에도 전해져 대만 가권지수는 3.12%나 급등했다. 특별한 호재는 없었고 선진증시와 달리 주요 경제지표가 양호한 수준으로 발표되면서 경기회복 기대심리에 불씨를 당겼다. 여기에 일부 지역에서의 전력생산 증가소식,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감 등이 전해지자 전력 관련주, 부동산주 등이 상승장을 주도했다. 감민상 SK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이라는 상승 모멘텀이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진증시와 달리 이머징 증시는 여전히 그 사정권에 있다”며 “특히 중국, 브라질 국가의 경우 펀더멘털 개선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어 투자심리가 상대적으로 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원화된 증시흐름 계속될 것=전문가들은 이머징 증시의 상대적 강세 현상은 이번 주에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회복 기대감이란 주재료가 소진된 선진증시는 실물경기에서 반전신호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박스권에 갇혀있겠지만 이머징증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펀더멘털 개선에 힘입어 상승추세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중국 증시의 경우 시장 내에 축적된 상승 피로감이 만만치 않아 주 초반 다소 과도한 상승세가 나타난다면 때이른 버블우려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석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요한 건 시장별 경기 상황인데 신흥시장의 경우 여전히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모습이 뚜렷해서 투자심리를 호전 시키고 있다”며 “2ㆍ4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하기 전까진 지금과 같은 이머징 증시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가파르게 상승한 중국증시는 다소 우려가 되는 게 사실”이라며 “바로 조정에 들어가진 않겠지만 버블논쟁이 시작될 가능성을 염두에 놓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