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최종성 또봉이통닭 F&C 대표, 그 옛날의 고소한 맛… 추억으로 튀긴 통닭

40일간 풀어놓고 키운 삼계… 가마솥으로 바삭하게 튀겨

한마리 8900원 '착한 가격'… 4년 만에 전국 450호점 돌파

현금 적립제도로 수익공유…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도 생존

함께 내실 다지며 공생할 것"


또봉이통닭 용인본점에서 고객들이 가마솥에서 튀겨낸 옛날 방식의 통닭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또봉이통닭F&C


월급날이면 아버지의 손에는 고소한 통닭이 담긴 노란 봉투가 들려있었다. 가족들과 둘러앉아 큼지막한 통닭을 나눠 먹으며 늦은 밤 웃음꽃을 피우곤 했다. 습기와 열기에 쭈글쭈글해진 노란 봉투 속 옛날 통닭은 향수를 자극한다. 어린 날의 추억을 잊지 못해 그 시절 통닭을 다시 튀겨내는 주인공이 있다. 바로 최종성(43·사진) 또봉이통닭 F&C 대표다.

컨설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최 대표는 지난 2007년 돌연 외식 창업을 결심했다. 최 대표는 "부동산과 창업 컨설팅을 7년 정도 했는데 내 일을 주체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천냥왕만두'라는 브랜드로 만두 장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만두 장사는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2011년 9월 최 대표는 고심 끝에 대표 국민 야식인 치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븐구이·숯불구이 등 치킨 조리법이 다양해졌지만 기본 메뉴인 프라이드 치킨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다는 점을 주시하면서 가마솥에 튀겨 낸 옛날 방식의 통닭을 선보였다.


최 대표는 "치킨 시장에는 이미 경쟁자가 많았지만 1마리당 8,900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통닭을 내놓으면 경쟁력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경기가 어려울수록 옛 기억, 좋았던 때를 떠올리며 힘을 낸다는 생각에 옛날 통닭 콘셉트의 '또봉이통닭'을 론칭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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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추억의 음식이라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또봉이통닭에 전국에서 러브콜이 쏟아졌다. 2012년 48개, 2013년 145개로 가맹점이 늘어난 데 이어 최근 450호점까지 돌파했다. 옛날 통닭 프랜차이즈의 원조인 또봉이통닭이 승승장구하자 굵직한 치킨전문점들도 속속 옛날 통닭 메뉴를 내놓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큰 치킨업체들의 옛날통닭 메뉴 출시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기 보다는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데 대해 오히려 감사함을 느낀다"며 "치킨이 아닌 '통닭'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기 때문에 함께 판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쟁업체가 많아졌지만 또봉이통닭은 조바심을 내지 않는다. 차별화한 육질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보통 치킨 업체들은 30일 동안 닭장 안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며 자란 닭인 '육계'를 주로 사용하지만 또봉이통닭은 닭고기 전문업체 하림과 손잡고 40일 동안 우리 안에 풀어 키운 또봉이통닭 전용 '삼계'를 사용한다"며 "통닭이 가장 맛있게 튀겨지는 온도인 150℃에서 5~6분 가량 1차로 튀겨낸 뒤 고객이 주문하면 한 번 더 튀겨내 바삭한 식감을 살리는 것이 특징"이라고 자랑했다.

또봉이통닭은 지난 달부터 가맹점주를 위한 현금 적립 제도인 '해피적립 시스템'을 도입해 본사와 가맹점간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전국 가맹점을 대상으로 가맹 기간 동안 판매한 닭을 1마리 팔 때 마다 50원을 적립한 후 가맹 기간이 끝나면 해당 적립금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제도다. 최 대표는 "지난해와 올해 전 국민이 힘든 일을 겪으면서 같이 어려워하는 점주들이 생각났다"며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는 생각에 고민 끝에 광고비를 줄이고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해 수익을 나누기로 결정했다"며 현금 적립 제도를 시행한 이유를 밝혔다.

또봉이통닭의 목표는 1,000호점 돌파도, 해외진출도 아닌 '공생'이다. 최 대표는 "올해 초 가맹점 수를 550개까지 늘리는 것을 계획하긴 했지만 막상 500개에 가까워지니 숫자 보다는 가맹점과 함께 내실을 다지며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업 집중도가 분산될 수 있어 해외 진출 생각은 없고 국내에서 탄탄한 본사, 고객의 정서와 향수를 자극하는 또봉이통닭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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