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日업체 겁나지는 않는다… 그래도 신경은 써야"

[이건희 前회장 美 CES 참석] 문제점 체크하고 즉석 회의 2006년 전시회 경영 재연<br>소니 '3D TV 안경' 써보며 경쟁업체 상황도 직접 살펴

이건희(오른쪽) 전 삼성 회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CES 전시회를 찾아 소니 부스에서 3D TV용 특수안경을 써보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최지성(〃두번째)·윤부근(왼쪽) 사장에게 삼성 3D TV의 안경 편 리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SetSectionName(); "日업체 겁나지는 않는다… 그래도 신경은 써야" 이건희 前회장 美 CES 참석"TV 테두리·프린터 성능은…" 문제점 체크하고 즉석 회의소니 '3D TV 안경' 써보며 경쟁업체 상황도 직접 살펴 라스베이거스=이종배기자 ljb@sed.co.kr 홍재원기자 jwhong@sed.co.kr 이건희(오른쪽) 전 삼성 회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CES 전시회를 찾아 소니 부스에서 3D TV용 특수안경을 써보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최지성(〃두번째)·윤부근(왼쪽) 사장에게 삼성 3D TV의 안경 편 리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프린터는 작고 성능이 좋아야지 잘못하면 삐끗한다." "프로젝터의 두께를 5분의1로 줄여라."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9일(현지시간) '전시회 경영'을 재점화했다. 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CES 2010을 둘러보며 삼성전자 제품에 대해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2006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FPD 2006'에서 "지금까지 세상에 없었던 상품으로 시장을 창출하라"며 사실상 LED TV 연구개발(R&D)을 지시했던 바로 그 모습이다. 이 전 회장은 일본과 중국 등 해외 경쟁사들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일본 업체가 겁나지는 않는다. 그래도 신경은 써야 한다"며 "한번 앞선 것은 뒤쫓기가 정말 힘들고 어렵다"고 말했다. 또 중국에 대해서는 "추격해오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전 회장은 이날 CES 현장에서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등과 삼성 제품을 둘러보며 꼼꼼한 지시를 내렸다. 그는 먼저 자신의 지시에 따라 만들어져 최근 삼성전자의 대히트작이 된 LED TV 관련해 "TV 테두리가 금속으로 돼 있어 어린이들에게 위험하지 않겠나. 연구원들에게 (대책을) 연구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또 LED TV의 얇은 두께에 대한 최 사장의 설명을 듣고 "일본(업체들)이 곧 따라올 것"이라며 경계심을 보였다. 최 사장과 윤부근 사장 등은 이 같은 이 전 회장의 지시를 주의 깊게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윤 사장은 "LED TV 뒷부분을 둥글게 처리해 다칠 염려는 없다"고 보고했다. 이 전 회장을 비롯, 삼성전자 최고경영자와 TV사업부 수장 등이 현장에서 즉석회의를 연 셈이다. 이 전 회장은 이어 e북과 관련해 윤 사장으로부터 "모니터가 성장 한계에 다다라 e북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고개를 끄덕였다. 프린터 쪽에 도착한 이 전 회장은 "(프린터는) 작고 가벼우며 성능이 좋아야 한다. 하나라도 빠지면 경쟁력이 삐끗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사장은 "대부분의 코스트(비용)가 크기를 줄이는 데 들어간다"면서 공감을 표했다. 이 전 회장은 또 비즈니스에 사용되는 개인용 프로젝터를 보더니 "두께를 5분의1 이하로 얇게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뤄왔던 전시회 참관에 대한 욕구를 한꺼번에 폭발시키려는 듯했다. 이재용 부사장이 "기자들도 많고 다른 매장을 둘러보는 것은 민폐일 것 같다"고 웃자 "아니다. 전부 둘러봐야겠다. LG 제품까지 다 보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중국 하이얼, 일본 파나소닉 및 샤프 등의 부스를 모두 챙긴 이 전 회장. 그의 발걸음은 일본의 강자이자 삼성전자의 최대 라이벌인 소니 부스에서 멈춰섰다. 3D(입체화면) TV용 안경을 써본 그는 말문을 열었다. "안경은 여기가 편해야 돼." 그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무테 안경을 하나 꺼내더니 최 사장에게 건네며 비교해보라고 했다. 3D TV의 최대 약점인 안경의 불편함을 지적함과 동시에 소니의 전략제품인 3D TV에 대한 개인적인 연구가 상당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전시회를 워낙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세계 최고의 제품들이 앞다퉈 전시되는 행사 아니냐. 삼성은 돈을 들여서라도 일류 제품을 모아놓고 벤치마킹하고 경쟁사 현황을 체크하려 하는데 이런 전시회는 이 전 회장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표현했다. 이 전 회장 스스로도 설명했다. "이 쇼(CES)를 하는 이유가 뭡니까. 전세계에서 가장 강한 업체들이 거의 다 모여 서로 비교분석하는 취지의 자리 아닌가요." 그러면서도 이 전 회장은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내비쳤다. 이 전 회장은 "삼성전자가 신수종 사업 준비를 잘 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이고, 턱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아직도 멀었다"고 단언했다. 그는 "10년 전에 여기 삼성(부스)이 지금의 5분의1 크기였다. 구멍가게 같았다. 까딱 잘못하면 삼성도 (다시) 그렇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실 이 전 회장은 1993년 이른바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통해 이 같은 철학을 이어오고 있다. 그가 당시에 했던 말도 비슷하다. "삼성 직원들은 '내가 제일'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위기감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사업에 철저히 대비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듯했다. 이 전 회장은 향후 중점 추진사업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른다"고 웃은 뒤 "나도 연구해야 한다. 각 계열사의 R&D팀도 공부를 해서 몇 년이 걸려야 한다"고 긴장감을 드러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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