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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정해 엔디앰 컬러연구소장 "21세기 디자인의 핵심은 色"

“20세기 디자인의 핵심이 형태(layout)였다면 21세기는 색(color)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색을 잘 쓰는 디자이너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상품을 디자인하게 될 것입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컬러 전문가인 김정해(35ㆍ사진) 엔디앰 컬러연구소 소장은 최근 디자인에서 색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과 미니멀리즘이 21세기의 주요한 개념으로 떠오르면서 디자인의 추세는 간결해지고 있다”며 “외형은 단순해지고 회사별로 제품의 기능면에서 큰 차이가 없어지고 있어 색이 소비자의 상품 선택에 중요한 판단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기업의 입장에서 컬러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소비자의 시선을 쉽게 끌어들일 수 있다”면서 변화하는 디자인의 트렌드를 설명했다.‘인간의 시각은 외형보다 색을 먼저 인지한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한 주장이다. 큰 투자비용 없이 제품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게 색이라는 데 귀가 솔깃해지지만 국내 디자인산업은 아직 형태에 집중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소장은 “국내 대학 중 디자인 관련 학과에서 색 감각을 가르치는 과정이 부족하다 보니 학생들도 대부분 색 감각은 타고난 자질 정도로 인식해버리고 만다”며 “2%의 영감은 타고나지만 98%의 색 감각은 훈련으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이 1년에 100여 차례 이상 강연을 다니는 이유는 현장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의 색감각 훈련에 대한 갈증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그는 일반인도 색감각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 최근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컬러’를 출간했다. 남들보다 일찍 색에 눈을 뜬 그는 국민은행 인테리어디자이너와 듀폰 건축소재 마케팅을 거쳐 컬러전문 교육기관으로 유명한 프랑스 ‘에꼴 드 마르즈 베르레르’ 에서 ‘퍼스널컬러 컨설턴트 코스’를 수료하고 2007년 창업했다. 김 소장은 “빨강 하면 대부분 정열ㆍ도발 등의 단어를 떠올리지만 다른 색과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 고유의 성격을 강조할 수도 있고 반대로 차분하게 만들 수도 있다”며 “만약 소박하고 친근하며 따뜻한 느낌의 어떤 상품을 개발한다고 치자. 상품의 최종적인 분위기는 색이 결정한다. 노랑은 희망, 연두는 진실, 초록은 생명력 등 색에 대한 기본적인 의미 파악은 물론 변하는 사회 분위기와 기술적 흐름 등 다양한 변수를 종합해 색상을 최적화 하는 것이 프로 디자이너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컬러 전략은 배색, 심리, 마케팅, 트렌드 등 네 가지로 구분된다. 컬러 배색은 색을 어떻게 조화롭게 배치하느냐가 관건이고, 컬러 심리는 인간의 심리적 맥락에서 어떻게 색을 선택하느냐에 관한 문제다. 컬러 마케팅은 판매전략에 색을 접목하는 것을 의미하고 컬러 트렌드는 사회적 맥락에서 색을 접근한다. 김 소장은 “최근 국내 기업에서도 컬러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지만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인 연구개발은 아직 부족하다”며 “색을 상품에만 국한하지 않고 사회적 맥락으로 확산해서 연구한다면 디자인 품질은 물론 상품가치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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