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통미봉남 용어 이제 폐기돼야"

북한 문제 한미공조 지속…6자회담 진전 있을것"<br>"부총리 있는 선진국 봤느냐" 경제부총리제 부정적

이명박 대통령은 23일(한국시간 24일) 기내간담회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한미 간의 공조가 내년 1월 미국의 새 정부가 들어선 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미국의 새 정부도 6자회담을 존중하는 관점에서 일이 이뤄질 것 같으며 (6자회담에) 진전이 좀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오바마 정부가 직접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든, 또 어떤 조치를 취하든 한국과 사전에 충분한 교류와 합의하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G20,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길에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동하는 대통령 특별기내 기자간담회에서 정상회의를 결산하고 북한 문제와 미국 새 정부와의 관계설정, 금융ㆍ실물위기 극복방안, 세일즈 외교행보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통미봉남 용어 폐기돼야 한다”=이 대통령은 북한이 남한을 배제하고 미국과 직접 교류하는 통미봉남에 대해 “이 용어는 이제 폐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오바마 당선인 측의 대북 특사 파견 움직임에 대해 “성과가 보장돼야 하고 우리와 충분한 협의가 있은 다음에 고려할 문제로 오바마 당선인 측에서 그렇게 하겠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라는 상대를 정말 미워하는 게 아니고 정말 제대로 도울 것은 돕고 국제사회에서 협력할 것은 협력할 것”이라며 “북한의 자세를 우리가 고쳐놓겠다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로 가자고 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지금은) 좀 힘들어도 급진적으로 서로 신뢰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해서는 “국정을 돌보는데 지장이 없는 것 정도인 것 같다”면서 “우리 정부가 여러 가지 대비책을 평소에도 준비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전에 북한의 개성관광 및 남북철도 운행 중단 등 사실상 남북관계를 전면 차단하는 고강도 조치를 발표한 사실을 보고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남북 관계에 대해) 사실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할 수 없고, 또 우리가 이렇게 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게 되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고 북한 문제의 어려운 점을 토로했다. ◇“선진국에 걸맞은 인사해야 한다”=이 대통령은 논란이 되고 있는 연말ㆍ연초 개각설과 관련, “장관 한 명 바꿔서 나라가 잘될 것 같으면 매일 바꾸겠지만 이제는 선진국 문턱에 가 있는 나라에 걸맞은 인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사람을 바꾸겠다, 안 바꾸겠다 전제를 갖고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한 뒤 “장관이 (해외에) 나가서 일하는데 국내에서 바꿔라고 계속 보도하면 외국에서 ‘상대가 언제 바뀔지 모르는데 이야기 해도 될까’라고 생각하지 않겠느냐”면서 “선진국에 부총리가 있는 것 봤느냐”고 반문, 경제부총리제 신설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시대가 바뀌어서 우리는 중진국을 뛰어넘어 선진국을 상대하는데 그런 나라가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는 점을 이해해주면 국정에 도움이 되겠다”며 개각론이 계속해서 언급되지 않도록 언론에 협조를 당부했다. ◇실용 세일즈 외교 결산=간담회는 G20, APEC 정상회의를 결산하는 자리인 만큼 비교적 긴 시간인 1시간40분 동안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의에서 거둔 소득에 다소 고무된 분위기였다. 보호무역주의 발흥 경계하는 ‘Stand Still(새 무역장벽 동결선언)’ 등 우리가 내세운 원칙들이 관철된데다 신흥국들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한 것으로 평가 받는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Stand Still’이라는 용어가 G20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하나가 될 정도였고, 어떤 데에서는 ‘Stand Still’이라고 하면 한국 주장이 너무 그대로 들어가는 것 같으니까 풀어서 넣어야겠다는 정도였다”고 소개했다. 또 “한국ㆍ브라질ㆍ영국이 G20의 조정국이 됐는데 이는 결국 의장국이 됐다는 것”이라며 “역사적인 변화를 가져오는데 우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 것은 한국이 그만한 자격이 있는 것이지만 운도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브라질ㆍ페루 정상들과의 회담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기왕에 이렇게 멀리 왔으면 내 사람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정상회담 가서 적어준 것 읽고 회의 끝나고 악수하고 돌아오는 회담을 100번 하면 뭣하느냐”라고 반문한 뒤 “한번 만나도 완전히 기억에 남고 떠나고 나면 보고 싶어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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