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1분기 펀드 운용보고서 이렇게 보세요"

매매회전율 높은지 꼭 챙겨야<br>100% 넘으면 수수료 많아져 투자자에 부담<br>수익률은 인터넷뱅킹으로 곧바로 알수 있어<br>매니저 자주 교체됐다면 "운용 불안정" 의미


올해 초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김투자(32)씨. 가입 당시 투자설명서를 보긴 했지만 최근 자신의 펀드가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마침 김 씨가 가입한 펀드를 만든 S운용사에서 1ㆍ4분기가 지났다며 펀드운용 현황과 방침이 담긴 ‘자산운용보고서’를 보내왔다. 그러나 ‘펀드초보’인 김 씨로서는 10쪽이 넘어가는 보고서의 각종 용어조차 생소하다보니 감히 읽어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조금만 꼼꼼히 들여다보면 운용보고서도 그리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아울러 펀드운용에 관한 꽤 많은 알짜정보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당기말 기준가에서 전기말 기준가를 빼면 펀드 수익률=현재 각 운용사들이 보내는 분기보고서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시행세칙에 따라 펀드종류와 무관하게 투자신탁(펀드)개요, 투자신탁현황, 자산구성 현황 등 10가지 항목이 동일한 형태로 실려 있다. 우선 둘째 목차인 ‘투자신탁현황’부터 살펴보자. ‘자산총액’항목은 분기말 기준으로 해당펀드가 굴리고 있는 돈이 얼마인가를, ‘부채총액’은 펀드가 앞으로 은행 등에 내야할 각종 수탁수수료 등이 얼마인지를 보여준다. 이를 상계한 것이 ‘순자산총액’이다. ‘기준가격’도 전기말, 당기말로 표시돼 있는데 이를 보면 지난 3개월간 펀드가 얼마나 수익을 냈는지 알 수 있다. 기준가는 보통 1,000원을 기준으로 표시돼 있는데 예를 들어 전기말 기준가가 1,012원, 당기말 기준가가 1,083원이라면 3개월동안 차액인 61원 만큼인 6.1% 수익을 냈다는 의미다. 물론 이는 펀드전체 수익률이며 개별 투자자 수익률은 가입시기별로 달라진다. 본인에게 적용되는 수익률은 펀드를 가입한 증권사 등의 인터넷뱅킹서비스를 이용하면 곧바로 알 수 있다. 자신이 투자한 금액이 현재 얼마까지 불어났으며 지금 환매를 하면 수수료 떼고 얼마를 찾을 수 있는지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자산구성 현황 및 비율’은 본인이 가입한 펀드가 어떤 분야에 주로 투자했는지가 나타난다. 주식형 펀드일 경우 자산의 90% 이상이 주식에 투자돼 있으며 나머지는 ‘단기대출 및 예금’에 투자돼 있는 경우가 많다. ‘자산보유 및 운용현황’은 펀드가 특정주식을 얼마에 샀고(취득가) 현재 가격이 얼마이며(평가액) 이로써 차액은 얼마나 거뒀는지 보여준다. 만일 보유종목 리스트 가운데 취득가가 평가액보다 월등히 낮은 종목이 많다면 펀드매니저들이 주가상승을 잘 예측해 저평가된 주식을 적절히 골라냈다는 뜻이다. 현재 주식형펀드는 자산의 10%(혹은 특정종목의 시가총액 비중)까지만 한 종목에 투자할 수 있다. ◇매매회전율ㆍ높으면 투자자 부담 커진다는 뜻=다섯째 항목인 ‘매매주식 총수, 매매금액 및 매매회전율’ 은 운용보고서에서 꼭 챙겨야 할 핵심정보 중 하나다. 우선 매매회전율(매도금액/주식평균가액)이 분기별로 100%를 넘지 않는지 점검하자. 회전율이 높다면 그만큼 펀드매니저들이 주식을 많이 사고 팔았다는 뜻. 당연히 거래수수료가 많아지면서 투자자가 부담할 비용도 높아진다. 김경일 삼성투신운용 상품개발팀 과장은 “대부분의 주식형펀드 회전율은 연간 150% 전후, 분기별로 50~100%사이에 머물고 있다”라며 “장세가 급변하지 않았는데 회전율이 높아졌다면 펀드매니저의 시장판단이 부적절해 보유주식을 자주 바꿨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운용개요 및 손익현황’ 항목에 실린 차트(그래프)도 챙겨볼 만하다. ‘펀드’부분이 ‘BM’(벤치마크, 보통 코스피지수+CD금리)보다 위쪽에 있다면 전체 지수가 오른 것보다도 더 큰 수익률을 냈다는 뜻이다. ‘운용전문인력 현황’에서는 지난 분기보고서와 비교해 펀드매니저가 교체됐는지를 점검할 수 있다. 매니저들이 자주 바뀌었다는 건 펀드가 안정적이고 꾸준하게 운용되지 못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또 ‘중개회사별 거래금액 등’에서 특정 증권사와 유달리 거래가 많았다면 한번쯤 불공정거래가 없었는지도 의심해볼 만하다. 분기보고서 외에도 운용사들은 매달 월말보고서를 다양한 형태로 제공하고 있는데 이것 역시 챙겨두면 도움이 된다. 주로 펀드매니저들이 예상하는 시장전망이나 앞으로의 펀드운용계획 등이 담겨 있다. 때때로 일부 운용사들은 펀드수익률이 갑자기 나빠졌을 경우 매니저들의 ‘사과문’을 편지 형태로 월말보고서에 싣기도 한다. 한편 금융감독당국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올 3ㆍ4분기 보고서를 기점으로 해외펀드에 대해서는 투자국가와 함께 통화별 투자비중도 새로 담길 예정이다. 아울러 국회 계류중인 자본시장 통합법이 시행될 경우 분기보고서가 현재보다 더 쉽고 상세하게 작성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자통법 시행후에 따로 마련될 시행령, 시행세칙 등에서 현재와 같이 운용보고서 포맷을 세세하게 규정하지 않을 경우 운용사들이 다양한 형식으로 투자자들이 읽기 쉬운 보고서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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