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포산 철강 프로젝트는 광둥성 자동차산업의 발전을 촉진시켜 주장삼각주와 화난의 산업구조 고도화를 앞당길 것입니다." (린무성 광둥성 부성장)
"포스코의 차세대 고로인 '파이넥스'는 중국의 친환경 정책에 부합하는 것은 물론 세계 철강 역사를 새로 쓰는 창조적 기술입니다." (황친 전 장쑤성 장자강시 서기)
"포스코가 철강 기술 분야에서 이룬 성과에 탄복합니다. 기술 부문에서 교류와 사업 합작을 적극 희망합니다." (중국 최대 철강기업 바오강의 쉬러장 이사장)
현지 철강업계와 당정 고위 지도자들이 최근 박차를 가하고 있는 포스코의 첨단기술 합작 사업 및 고부가가치 철강 프로젝트 진행에 대해 내놓은 평가들이다. 지금 내로라하는 중국의 철강업체들은 포스코가 독자 개발한 친환경 차세대 고로인 파이넥스 기술 이전과 합작 사업을 통해 업계 첨단기술 선도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안달'이 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정부는 철강업체 난립에 따른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대적인 업계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지속 가능한 성장과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해 제12차 5개년경제개발규획(2011~2015년)을 통해 신에너지 등 신흥전략 산업 육성은 물론 기존 기간산업 부문에서 에너지 효율성이 높고 환경오염이 적은 친환경 산업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이런 터라 파이넥스 공법은 이산화탄소 등 환경오염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는데다 에너지 효율 제고를 통해 기존 고로보다 15% 정도 원가절감이 가능해 중국 업체로서는 탐이 나지 않을 수 없는 기술이다. 지난해 충칭강철과 합작으로 충칭에 파이넥스 공법을 활용한 신개념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함에 따라 세계 최대 철강시장인 중국 대륙에 포스코식 제철기술을 전파하기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 지난 2006년 외국기업 최초로 장쑤성 장자강에 80만톤 규모의 일관 스테인리스 제철소인 장자강포항불수강을 설립한 데 이어 또다시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국가기간산업에 속하는 철강업의 속성상 중국 정부는 포스코 외에 어떤 외자기업에도 상공정을 포함하는 고부가가치 사업인 일관제철업을 지금까지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식 제철소 건설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많은 기업들이 파이넥스 기술 관련 합작을 하고 싶어 줄을 서 있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파이넥스 기술에 눈독을 들여온 중국 최대 민영 철강회사인 사강그룹의 선원룽 회장은 "중국의 철강시장은 지난 30년의 양적 성장 시대를 벗어나 기술개발이 요구되는 질적 성장기로 접어들었다"며 "여러 새로운 기술과 비교했을 때 파이넥스 공법은 가장 앞선 선진기술이자 낙후된 고로의 기술개조 프로젝트에 활용할 수 있어 중국에 가장 적합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1997년 포스코와 합작으로 장자강포항불수강을 설립하기도 했던 선 회장의 사무실에는 포스코 창업자인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1970년대 자본과 기술력 등 어느 하나 내세울 게 없던 무명의 회사를 '하면 된다'는 불굴의 정신과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통해 세계 최강의 제철회사 중 하나로 키운 그 기백을 매일매일 마음에 새기고 싶기 때문이라고 선 회장은 설명했다.
1990년대 초 중국 진출 이후 포스코는 지금까지 40억달러를 투자하며 철강 분야 6개사 등 49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2009년 41억달러이던 중국 내 매출은 2010년 62억달러, 2011년 71억달러로 꾸준히 늘어났으며 올해는 84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코가 중국 당국과 업계로부터 이같이 높은 신뢰를 받으며 성공 가도를 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지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진출 초기인 1990년대 초반부터 중국 정부의 기간산업 육성과 경제발전정책에 적극 호응해 지난 20년간 랴오닝성의 다롄, 광둥성의 포산, 장쑤성의 장자강, 산둥성의 칭다오 등에 전기강판ㆍ컬러강판ㆍ스테인리스강 공장 건설 등 일관된 투자를 단행했던 것이 중국 당국에 믿을 수 있고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하게 심어줬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부분 외자기업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에 투자를 주저하던 2009년에 경영수지 악화를 무릅쓰고 장자강포항불수강에 3억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단행함으로써 중국 정부에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물론 향후 원가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포스코는 이제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다지기 위해 고기술ㆍ고부가가치 강철 분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고급 자동차 외판을 생산하기 위해 광둥성 포산시에 짓고 있는 용융아연도금공장이 대표적 예다. 이 첨단공장 건설을 책임지고 있는 문기수 광둥순더포항강판유한공사 사장은 "자동차 외판 생산은 첨단기술과 세밀한 공정이 요구되는 고부가가치 분야에 속한다"며 "급성장하는 중국 자동차시장에 맞춰 고품질의 자동차 외판을 현지에서 생산ㆍ공급하는 체제를 갖춤으로써 첨단기술 기업으로서의 포코스 위상을 더욱 굳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포스코는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기존 주력 사업인 철강 분야 외에 유망 신규 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10년에는 네이멍구 바오터우시에 희토류 생산법인을 설립해 하이브리드자동차 등 첨단산업의 핵심 소재 시장 공략에 나섰다. 정준양 회장은 중국 정부와 심도 있고 포괄적인 신사업 제휴를 위해 2010년 7월 지린성과 철강, 신도시 건설, 물류, 에너지, 통신 등 5개 항목에서의 전략적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광둥성과 녹색 신도시 건설, 전기자동차 분야 등의 전략적 협력 합의서에 사인하고 현재 폐기물 연료화 사업 등 환경, 정보기술(IT), 에너지 부문에서 4건의 합작투자 협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