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달아오르는 재보선 공천전쟁] 전략공천·경선 방식 논란… 야당 사분오열

서울 동작을에 기동민 낙점… 광주선 천정배 배제키로해<br>당내 공천갈등 폭발<br>수원 3곳 전략지역구 확정… 후폭풍 만만찮을 듯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궐선거 공천을 앞두고 당내 불협화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예비 후보들의 전략공천 반대 성명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현역 의원들이 특정인에 대한 전략공천 지지와 반대 성명을 내면서 당이 사분오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지도부의 고민도 늘어나고 있다. 주승용 새정치연합 사무총장은 3일 한 라디오방송에 나와 "원래 새누리당 지역이 10곳이고 우리당 지역이 5곳이지만 수도권과 충청권 어느 한 곳도 안심하고 당선될 곳이 없다"며 "전체 15곳 중 5곳 이상에서 승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현실적인 고민을 털어놓았다. 불과 10여일 전에는 12곳 이상에서 승리해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을 막겠다고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한 것과 비교하면 목표치를 크게 낮춰 잡은 셈이다. 당 지도부의 이 같은 목표치 수정은 당 지도부의 더딘 공천 작업으로 이어지면서 예비 후보자들 간 치열한 공천 전쟁으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지도부 리더십 흔들=재보선에 대한 판세를 예단하기 어렵게 흘러가면서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 의원들이 최근 이번 선거를 정치 신인의 등용 무대로 삼아야 한다고 집단 성명을 내면서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지도부는 이번 선거에서 선거 승리와 정치 신인 등용, 거물급 정치인의 컴백 등 세 가지 과제를 충족해야 하는 만큼 과감한 결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내 한 재선 의원은 "당내에서 이런저런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결국 지도부에 정치적 짐을 더해 더딘 공천 작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당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들은 손학규 고문 등의 컴백 무대 제공과 정치 신인 육성을 하면서 선거에서 승리해야 하는 부담을 모두 짊어지게 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통상적으로 재보선은 지도부가 전략공천을 강행하고 대신 선거 결과에만 책임을 지면 되는 구조로 치렀다"면서 "하지만 요즘에는 당내 의원들의 요구 사항도 많고 해서 지도부가 공천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주저하는 것 같다"며 지도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김한길 공동대표가 지난 2일 국회에서 진행된 비공개 최고위원에서 "의원들의 집단 행동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 같은 지도부의 심정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전략공천과 경선방식 갈등 확산=이번 공천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모으는 것은 전략공천이다. 손학규·정동영 고문 등에 대한 전략공천 가능성 외에 최명길 전 MBC 인천총국 부국장의 전략 공천설과 금태섭 대변인의 서울 동작을 전략 공천설이 터지면서 당내에서는 지도부 입맛에 맞는 전략공천에 대해 강한 의심의 기류가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급기야 동작을 예비후보들은 최근 국회 정론관을 찾아 안철수 공동대표의 측근인 금태섭 대변인의 전략 공천에 반대하기 위해 '경선 실시'를 주장했다. 또 당내 31명의 의원은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허동준 전 서울 동작을 지역위원장을 전략공천하라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결국 예비후보와 당내 31명의 의원은 안 대표의 측근 배려에 대한 반대 표시를 하며 지도부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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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 투표제에 대한 예비 후보들의 의심도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남 순천·곡성 지역 예비 후보들은 중앙당의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 문제점이 많다며 개선을 촉구하면서 공천 철회 입장까지 밝히는 등 지도부를 연일 압박하고 있다. 이 지역 공천을 신청한 구희승 예비후보는 지난 1일 "경선 과정에서 전화 착신 폐해 없는 경선 방식을 도입해달라"며 이 같은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공천 철회 등도 고려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 도입한 선호투표제에서 무작위로 선출한 선거인단 명단 유출 등의 논란으로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황에서 유선 전화 착신 전환을 통한 편향된 선거 인단 구성으로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는 의심이다.

◇동작을 공천 갈등 폭발=당 지도부가 전략공천 논란의 핵으로 떠오른 서울 동작을에 대해 기동민 전 서울시 부시장을 전략공천하기로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허동준 전 서울동작을 지역위원장이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지도부의 설명을 요구하는 등 전략공천 갈등이 폭발했다. 지도부가 광주 광산을에 출마를 선언한 기 전 부시장을 동작을에 깜짝 전략공천한 것이 발단으로 작용했다. 허 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안철수 대표가 나보다 당을 오래 지켰고 당을 더 사랑했냐"며 "당이 어떠한 설명도 없이 기 전 부시장을 전략공천 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라"고 고함을 쳤다. 이어 "어제 광주 광산에 선거사무실을 낸 기 전 부시장을 동작을에 전략공천 한 것은 정치적 폐륜"이라며 "수권 정당을 가려고 하는 당의 모습은 절대 아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또 광주 광산을 공천을 신청한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도 지도부의 공천 배제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지도부와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 의원 45명이 "정치신인에게 기회를 주고 중진들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힘든 지역에 출마해야 한다"면서 반대성명을 내고 전국호남향우회 총회장과 11개 광역시도연합회 임원단이 천 전 장관의 공천 배제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이에 따라 지도부의 전략공천 발표 이후 해당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예비후보들의 무소속 출마가 이어지고 전략공천 지역에서 패할 경우 지도부의 리더십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공통된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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