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원·달러 환율, 단기호재 많아 당분간 더 떨어질듯

■ 원·달러 환율 35원 급락<br>경상흑자·셀코리아 진정세 등 긍정 작용<br>성장률등 악재여전… 대세하락은 불투명


원ㆍ달러 환율이 11일 5거래일 만에 118원50전이나 떨어지면서 추가적인 하락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한ㆍ중ㆍ일 통화 스와프 등 단기 호재가 쏟아지고 있는데다 경상수지 흑자 등 대내외 환경도 우호적이어서 환율이 당분간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내년 성장률 추락, 전세계 금융불안 등 악재도 곳곳에 널려 있어 1,200원대로 떨어지면서 대세 하락기로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당분간 추가 하락에 무게=최근 원ㆍ달러 환율 하락세는 1,500원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외환시장에 널리 퍼진 가운데 복합적인 호재가 잇따라 나왔기 때문이다. 우선 민주당과 백악관이 자동차업체 구제금융법안에 합의했다는 소식으로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이며 달러 매도 심리가 강화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13일 열리는 한ㆍ중ㆍ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통화 스와프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환율 추락을 불러왔다. 이 같은 단기 요인 외에 국내외 경제환경도 환율 하락에 힘을 보태고 있다. 주요국들이 경쟁적으로 유동성 공급에 나서면서 외국인들의 주식ㆍ채권 매도세가 약화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비록 이날 외국인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955억원어치를 순매도해 나흘 만에 순매수 행진이 끝났지만 ‘셀 코리아’ 행진이 진정됐다는 분석이 많다. 일방적으로 국내 주식을 던지던 외국인들은 지난 11월26일 이후 순매도와 순매수를 반복하고 있다. 무엇보다 경상수지가 10월 49억달러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11월에도 20억달러 흑자가 예상되는 점이 환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나 내렸지만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일반적으로 금리인하는 외국인들의 채권 매도를 부추겨 환율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같은 요인 때문에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더 크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얼마나 더 떨어질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달러화가 이미 고점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세 하락 여부는 미지수=하지만 원ㆍ달러 환율이 1,300원선 밑으로 떨어지며 대세 하락기로 접어들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실제 이날 1,350원 아래에서는 달러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환율을 밀어올렸다. 일단 환율은 당분간 60일 이동평균선 부근인 1,340원 부근에서 공방을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박스권 하단 밑으로 내려앉으면 1,200원대로 급격하게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11월 이후 환율이 하루 25억~30억달러에 불과한 거래량으로 1,200원대에서 1,500원대까지 치솟았기 때문에 내려갈 때도 같은 패턴을 보일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KB증권은 이날 “연말까지 원ㆍ달러 환율이 1,300원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내년 초 일시적으로 오를 수 있지만 내년 1ㆍ4분기에는 1,22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물경제 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환율이 더 추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생산ㆍ투자ㆍ소비 등 각종 지표가 갈수록 악화되면서 내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또 미국 기업의 실적악화, 금융시장의 불안 등 돌발 악재가 터질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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