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에서 아들을 잃은 한 어머니의 농성이 미 전역에서 반전여론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20일(이하 현지시간) 주례 라디오 연설을 갖고 미군이 이라크에서 전쟁을 수행할 수 밖에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미리 녹음한 주례 라디오연설을 시작으로 오는 22일 해외참전용사 모임 연설, 24일 주방위군 상대 연설 등 잇단 행사를 통해 이라크전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적극적인 이해와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부시 대통령이 이처럼 반전 여론 차단에 주력하면서 대국민 홍보전에 직접 나선것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업무수행 지지도가 50% 이하의 최저수준으로 곤두박질한 데다가 자신의 이라크전 수행 방식에 다수가 불만을 표시, 대국민 설득을 통해 상황을반전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낀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주례연설에서 지난 2001년 미국인을 공포와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9.11 테러 공격을 거듭 상기시킴으로써 비록 이라크전에서 미군이 많이 희생되고 있지만 민주주의와 자유 확산을 위해 반드시 치러내야 할 전투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그는 9,11 테러에 언급, "우리는 참사가 일어났던 바로 그날 광활한 대양과 우호적인 친구들이 우리 국민들을 해치려는 자들을 더 이상 막아낼 수 없다는 사실을확인했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그날 이후부터 적들과의 전투를 감내하기로 했던 것"이라고 역설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박빙의 승부를 벌였던 대선때와 마찬가지로 이라크전을 "대테러전의 중요한 일부"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라크전이 다음 세대 미국인들을 안전하게 해줄 것"이라며 "우리병사들은 야만적인 적들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전투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끝으로 "우리 병사들이 지금 해외에서 전투를 벌이지 않는다면언젠가는 국내의 여러 도시와 길거리에서 적들과 맞닥뜨려야 할 지 모른다"면서, "이제 우리는 젊은 병사들이 고귀한 목숨까지 바쳐가며 지켜내려는 임무를 완수해야하며, 결국 우리의 대의가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