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장세에서는 실적을 주목하라.’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에 따라 움직이는 천수답 증시의 모습을 보이면서 믿을 것은 개별 기업의 실적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악은 벗어났다지만 당분간 미국 지표가 급격히 나아질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오는 4월 펼쳐질 1ㆍ4분기 실적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울경제가 20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코스피200에 포함된 12월 결산 법인의 1ㆍ4분기 실적 컨센서스를 분석한 결과 이번 분기에도 조선ㆍ해운ㆍ화학 등 이른바 ‘중국 관련주’의 영업이익 증가폭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뛰어난 주가방어력을 자랑했던 IT와 자동차주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관련ㆍITㆍ자동차주 실적개선=1ㆍ4분기 실적과 관련해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중국 관련주들의 영업이익 개선이다. 한진해운이 최근 컨테이너선 업황 부진에도 올해 주요 기업 중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ㆍ두산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STX조선 등 주요 조선업체들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영업이익이 늘어나거나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윤필중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1ㆍ4분기 영업이익은 선가 상승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2005~2006년 수주물량이 반영된 것으로 조선주의 실적상승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향후 이들 종목의 주가와 관련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지금과 같은 안정적 실적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뛰어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지금과 같은 큰 변동성에서 벗어날 것”이라며 “최근 낙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고점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컨테이너 운임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던 한진해운은 컨테이너 운임 상승과 벌크사업 부문의 이익 개선으로 800%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폭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이 밖에도 SKCㆍ한화ㆍLG화학ㆍ카프로 등 화학 관련주들의 영업이익도 개선될 것으로 관측됐다. 최근 환율 상승 등으로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IT 및 자동차주 역시 개별 종목 위주의 실적개선세가 전망됐다. 현대차는 올 1ㆍ4분기 4,385억원의 예상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개선될 것으로 점쳐졌고 LG전자ㆍLG디스플레이(옛 LG필립스LCD) 또한 탁월한 실적치가 기대됐다. ◇삼성전자 영업익 20% 증가할 듯=최근 약세장에서 강세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는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20% 수준의 영업이익 개선이 점쳐졌다. 김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의 실적저하 우려가 여전하지만 휴대폰과 LCDㆍ가전사업이 기대 이상으로 튼튼해 실적은 양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하이닉스는 4,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적자를 거둘 것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D램 가격의 지속적인 약세와 낸드플래시메모리 가격의 급락, 관련 재고비용 발생 등으로 실적악화가 예상됐다. 이 밖에 국민은행ㆍ기업은행ㆍ하나금융지주ㆍ부산은행 등 은행주들은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성장률 정체 등의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낮아질 것으로 평가됐다. 원자재 가격 급등의 판매가 전이 어려움으로 최근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한국전력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