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성장보다 물가가 우선"… 통화절상 용인·금리인상 잇따라

亞 국가들 인플레와의 전쟁<br>印尼 1월 물가상승률 7% 넘어 中·한국·대만도 高물가에 신음<br>위안화·루피아화 등 연일 급등 "경기 감안 절상 속도조절 할듯"


아시아 국가들이 심각한 수준인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도미노 쓰러지듯 연쇄적으로 인상하고 있다. 아시아 신흥국 당국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통화절상 압력이 커짐에도 물가를 잡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자국 통화 절상을 용인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아시아 이머징마켓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경제회복과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국통화 절상을 꺼려왔지만 이제는 성장보다는 물가 잡기를 선결 과제로 인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아시아 정책 당국은 경기를 급랭시킬 수도 있는 가파른 통화 절상은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중국이 전날 금융위기 이후 세 번째 기준금리 인상을 두고 "아시아 국가들이 인플레이션 문제의 해결을 위해 금리인상과 통화절상의 방법을 함께 동원하고 있다"며 "아시아 통화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강세 용인 방침은 지속적인 금리인상으로 외국자본이 크게 유입돼 자국 통화가 절상돼도 당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통화 가치가 상승하면 수입 물가 상승이 억제되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흐름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8일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지난해 10월 이후 세 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중국 위안화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중국 외환교역센터는 9일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6.5860위안)보다 낮은 달러당 6.5850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는 중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리를 처음 올린 지난 10월 이후 지금까지 1.5%가량 절상했다. 브라이언 잭슨 캐나다왕립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강세의 용인을 크게 시사한 점에 비춰 통화절상은 올해 당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링깃화와 대만 달러화의 가치는 이날 아시아 금융위기 시절인 1997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말레이시아와 대만 중앙은행은 지난해 각각 세 차례씩 기준금리를 올렸다. 인도네시아의 경우도 중앙은행이 4일 금리를 2년4개월 만에 전격 인상하면서 통화강세도 용인하겠다는 뜻을 시사하자 루피화 가치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1월 중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7.2%에 달했다. 한국 원화도 8일 지난해 달러당 1,104원70전으로 장을 마감하며 1,100원대 붕괴에 바짝 다가섰다. 이는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2008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두 차례 금리를 올린 데 이어 1월에도 깜짝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외부 전문가들은 한은이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금리를 재차 올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피오나 레이크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아시아 당국의 마지막 (물가억제) 수단은 통화절상"이라며 "한국과 인도네시아ㆍ대만 등은 물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화가치를 상향 조정할 의사를 더욱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제사회가 아시아 국가들에 다시 환율압박을 본격화할 조짐이 보이는 것도 아시아 통화당국의 정책적 입지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미국 재무부는 최근 환율보고서에서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을 이례적으로 강력히 비판했다. 오는 17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중앙은행 총재 및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중국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의 환율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자국통화의 가파른 절상을 무작정 좌시하지 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WSJ는 외환시장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 "한국과 말레이시아 통화당국이 8일 외환시장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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