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이 2일 주택담보대출 감독방향을 공식 밝힘에 따라 한동안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해온 주요 시중 은행들이 이달부터 일제히 정상영업에 들어간다.
금융당국과 경쟁사들의 눈치를 살피던 은행들은 금감원이 밝힌 방향이 기존에 이미 시행 중인 내용인 데다, 지난달처럼 대출총량규제 지시가 없는 만큼 주택담보대출 영업을 정상적으로 재개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이 투기수요 대출은 제한하고 서민실수요 대출을 원활히하겠다는 것은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이라면서 "대출을 사실상 전면 중단한 은행 입장에서는 규제가 완화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도 "은행들이 실수요자 여부를 가려내기는 사실상 어렵다"면서 "기존 관행과 비슷하게 대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C은행측은 "금감원이 밝힌 투기지역 대출규제는 그동안 계속 준수하던 것"이라면서 "7~8월은 비수기여서 대출수요가 많지 않은 만큼 금융당국의 대출총량 규제 제한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어차피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고객들은 제2금융권에서 해결하고 있다"면서 "은행에 대한 대출총량규제가 큰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을 금융당국도 알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5월 공격적인 대출영업으로 사실상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촉발시킨 우리은행도 영업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타행대환대출 등을 제외하면 정상적인 영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권 일각에서는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는 금융당국의 의지가 워낙 강한 데다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7월초에 한꺼번에 몰릴 경우 또다시 규제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 대출 담당자는 "대출수요가 많지는 않겠지만, 이번 달에도 6월 증가액인 5천억원을 넘어갈 경우 대출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에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을 전달 1조2천800억원의 절반 이하인 5천억원 수준에서 제한했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도 "금감원 감독방향의 행간을 읽어보면 대출을 하지말라는것과 같다"고 해석한 뒤 "은행들이 감면금리를 제공하지 않는 등 금리인상을 통해대출을 조절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금융당국이 6월 중반 들어서 갑자기 대출한도를 규제한 점을 감안할 때 7월에도 대출 증가액 추이에 따라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은행권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