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가짜 인터넷 뉴스기사' 경보

대학교수 등 피해자 속출…네티즌 여론조작 위해 허위기사 기승

인터넷상의 명예훼손 등 사이버 폭력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최근 특정 대상을 비난하기 위해 가짜 뉴스 기사를 만들어 여론을 조작하는 신종 수법이 등장해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11일 이화여대 여성학과에 따르면 이 학과 장필화 교수는 최근 자신이 하지 않은 군복무 가산점제 관련 가짜 인터뷰 기사가 여성부 사이트, 포털사이트와 블로그등 인터넷에 널리 유포되고 있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이 가짜 기사는 장 교수가 '출산ㆍ가사 등 여성들의 과중한 부담에 비해 남성의 병역은 오히려 부담이 적고 편한데 남성들이 왜 군복무에 대해 혜택을 원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나약한 남성들을 믿고 기대온 한국 여성들이 안쓰럽다'고 남성들을 비난한 것처럼 꾸며 네티즌들의 분노를 유도한 것. 이 기사는 출처가 '한 여성잡지와의 인터뷰' 등 불분명해 자세히 살펴보면 가짜기사임을 짐작할 수 있으나 다수 네티즌들은 "남자가 그렇게 증오스러우면 너희들끼리 나라 하나 만들어서 국방 다 책임져라", "우리나라 페미(니스트)들은 제 정신이아니다"라며 흥분해 곳곳으로 퍼나르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 교수는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해 원 글 작성자를 찾아내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 경우 오히려 일을 크게 만들어 관심을 끌려는 작성자의 의도에 부합하는 면이 있다고 보고 해당 글이 실린 사이트에 삭제를 요청하는 선에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장 교수는 "자신들이 공격하고 싶은 주장을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인 내게 덮어 씌운 것 같다"며 "최근 세계여성학대회 행사 조직위원장을 맡으면서 내 이름이 언론에 자주 언급되자 내 이름을 도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최근 넥슨이 메가 엔터프라이즈의 신작 게임 '콩콩 온라인'을 '카트라이더' 표절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는 허위 기사가 연합뉴스 명의로 유포돼 업계 관계자들이 넥슨 등에 진위 여부를 문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 기사는 넥슨이 카트라이더와 콩콩 온라인의 시스템 등이 비슷하다는 이유로강력 대응한다고 나와 있어 카트라이더의 일본 게임 모방 논란에 시달리는 넥슨이 '적반하장'격으로 나선다는 비난을 이끌어내기 충분하다. 업계는 최근 표절ㆍ모방 논란과 PC방 요금제를 둘러싼 갈등 등으로 크게 늘어난 '안티 넥슨' 네티즌이 이 기사를 조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4월에도 '스페셜포스'가 정액제 유료화를 단행한다는 연합뉴스 명의의 가짜 기사가 올라와 게이머들을 혼란스럽게 만든 바 있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NGO학과 교수는 "가짜 글을 쓰는 네티즌들이 사람들이 믿게 끔 기사 형태를 비는 것"이라며 "특정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이라면 이것은 장난이 아니라 명백한 범법행위로 네티즌들도 이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지적했다. 또 "최근 일부 언론들이 인터넷 게시물을 사실검증 등 여과절차 없이 무조건 쓰면서 인터넷에 지나친 '권위'를 부여한 결과 이같은 가짜 인터넷 게시물의 유포를부추기고 있다"며 "언론도 '인터넷 글 그대로 받아적기'식 취재를 재고해야 한다"고덧붙였다. ◇네티즌을 위한 가짜 뉴스 식별요령 우선 기사 출처와 날짜를 확인한다. 일반적인 기사는 출처와 날짜가 표기돼 있다. 장필화 교수 허위 기사의 경우 출처가 '한 여성잡지와의 인터뷰' 등으로 불분명하고 날짜도 없다. 기사는 최대한 객관성을 생명으로 하기 때문에 기사에 감정적이고 자극적인 표현이 많을 경우 가짜 여부를 의심하는 편이 좋다. 의심스러운 기사가 눈에 뜨일 경우 연합뉴스(yna.co.kr)나 한국언론재단(kinds.or.kr), 포털사이트 뉴스란등에서 검색하면 진위 여부를 가릴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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