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기사회생의 묘착

제8보(115~126)



일단 흑15로 끊는 것이 이런 형태의 맥점이다. 흑19까지는 외길 수순. 백이 16으로 몰기 전에 참고도1의 백2로 모는 것이 백의 권리 같지만 그게 잘 안 된다. 흑5로 1선에 두는 묘수가 있어서 흑13까지 큰 패가 나게 되는데 백대마의 사활이 이 패에 좌우되는 터이므로 백이 견딜 수 없다. "이렇게 되고 보니 백대마가 여전히 미생입니다. 이세돌의 공격이 제대로 먹힌 느낌인데요."(김성룡) "꼭 그렇지도 않아. 백에게도 기사회생의 묘착이 준비되어 있어."(서봉수) 서봉수가 백20의 자리에 백돌 하나를 쓰윽 올려놓았다. 검토실의 바둑판 위에 고수들의 눈길이 집중되었다. "어? 그런 수가 있어요?"(김주호) 잠시 후에 검토실 모니터에 한상훈의 백20이 떴다. "역시 한상훈이 그 수를 보는군. 대단해."(서봉수) 흑이 참고도2의 흑2로 나오면 백3 이하 9로 흑 2점이 떨어진다. 이 흑 2점은 알토란 같은 요석이다. 5분쯤 뜸을 들이던 이세돌은 흑21로 탈출을 시도했고 모양의 요충인 백22는 한상훈의 차지가 되었다. "한 순간에 백이 확 풀린 느낌입니다. 이젠 흑이 도리어 거북해 보입니다."(김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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