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이후 109건 발견 매년 급증추세작업장내 발암물질에 의한 폐ㆍ방광암 등 직업성암이 매년 증가하고 있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산보연)에 따르면 직업성암 심의건수는 92년 2건에서 97년 7건, 98년 13건, 99년 31건 그리고 지난해는 무려 32건으로 매년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93년 첫 발견된 직업성 암은 주로 석면, 중금속 벤젠 등에 의해 폐암이나 백혈병 그리고 방광암 등을 유발시켰는데 지난해까지 모두 109건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연간 32명~56명 정도의 직업성암이 유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직업성 암을 인정하는 법적인 근거와 발암성 물질에 노출된 근로자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직업성암 인정기준
업무 중 질병이 생겼을 때 근로자가 이를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의사의 소견을 첨부하고 사업주의 확인을 받아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요양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근로복지공단은 자문의에게 자문을 구해 업무관련성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업무상질병 인정기준에서 인정하고 있는 직업성암은 방사선 피폭에 의한 혈액암, 검댕ㆍ타르 등 석유화합물질에 의한 피부암, 염화비닐ㆍ타르ㆍ크롬 등에 의한 폐암, 벤젠에 의한 조혈기계암, 석면에 의한 악성중피종과 폐암 등 총 7가지다.
이 가운데 크롬ㆍ벤젠ㆍ석면에 의한 직업성암은 국내에서도 이미 발생했으나 방사선 피폭에 의한 암은 현재 업무관련성에 대해 조사 중이며 다른 종류의 암은 아직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진폐증자에서 폐암발생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근거로 해 지난 99년 10월부터 광부로 근무한 적이 있고 진폐증 병형이 제1형 이상인 자에게 원발성 폐암이 발생한 경우도 직업성암으로 인정하고 있다.
◇직업성암 심의사례 및 결과
지난 92년부터 지난해까지 산보연이 심의한 직업성암은 총 109건. 이 중 남자가 97명(평균 46세) 여자는 12명(평균 49세)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67건은 인정되지 않았고 32건이 인정(3건은 미판정, 7건은 조사중)돼 인정률이 약 32%로 다른 질환의 평균 인정률(45~50%) 보다는 낮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연도별로는 93년 1건, 97년 3건, 98년 8건, 99년 11건, 그리고 지난해 9건이다.
만일 근로자가 근로복지공단에서 요양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에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공단측에 심사청구를 의뢰할 수도 있다. 심사청구에서도 기각되면 노동부 산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의뢰할 수 있다.
직업성암의 심의요청 건을 보면 호흡기계암이 전체의 50%를 넘는 61건, 혈액암이 34건으로 호흡기계암과 혈액암이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다. 기타 소화기암이 7건, 뇌종양 2건, 청각관련암 3건, 비뇨기암 1건, 안구관련암 1건으로 나타났다.
◇건강관리수첩제도 현황
국내에서는 발암성 물질을 취급하다 퇴직한 근로자에게 직업성암을 조기발견 및 예방을 위해 이직한 후에도 건강진단을 실시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건강관리수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건강관리수첩제도는 과거에는 이직근로자 건강관리수첩이라고 해 이직한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했으나 지난해부터 현직에 있는 근로자에게도 발부해 석면, 염화비닐, 크롬, 특정분진(진폐증이 있는 경우) 등 모두 11개의 발암물질이 발생하는 곳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에게 이직여부와 관계없이 확대 교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건강관리수첩을 발급 받은 근로자는 모두 1,532명으로 제철용 코오크스가 591명으로 가장 많았고 크롬(385명), 석면(330명) 등 순이었다.
수첩을 발급 받은 근로자는 매년 특수건강진단기관에서 진단을 받을 수 있는데 94년 3명이 건강진단을 받을 것을 비롯해 지난해에는 91명이 수검을 받았다.
◇과거 사용물질에 대한 철저한 조사 필요
직업성암은 발암물질 노출과 실제 이상증상으로 나타나기 까지는 긴 잠복기가 있다. 비교적 잠복기간이 짧은 벤젠에 의한 백혈병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장기간 근무한 근로자나 퇴직한 근로자들에게서 발병하고 있다.
따라서 직업성암 여부를 고려할 때는 사업장내의 직업성암 발생자나 작업장내 발암불질 사용 여부에 대한 것 등 현재의 정보뿐 아니라 과거 상용물질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실 예로 영국에서는 석면사용을 중단한지 15년이 지났음에도 이에 의한 직업성암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 82년 석면사용을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110명이던 악성중피종 산재보상자수가 95년에는 685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직업성암은 근로자나 퇴직자 스스로가 병원을 방문해 진단 받기 때문에 특수건강진단과정에서는 발견이 쉽지 않다.
따라서 직업성암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특수건강진단뿐 아니라 종합병원내의 의사와 산업의학과가 상호 보완적 관계를 설정,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영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