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칠레 FTA 타결가능성 높다

■ 20일부터 4일간 5차협상농산물시장 개방-공산품 관세철폐 '빅딜'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제5차 협상이 오는 20일부터 나흘간 칠레에서 열린다. 이번 협상은 그 동안 양측이 수정양허안을 주고받으면서 주요 쟁점에 대해 의견차를 좁히고 있는 가운데 1년8개월만에 공식적으로 협상을 재개했다는 점에서 FTA체결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쟁점은 크게 농산물의 개방과 공산품 및 동괴(銅塊)의 관세철폐 등 3가지로 압축된다. 우리측의 농산물개방은 최대쟁점으로 그 동안 이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한때 협상 결렬 위기까지 갔으나 지난 2월 우리측이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협상의 물꼬가 다시 트였다. 수정안에서는 민감품목인 사과ㆍ배를 무관세대상에서 예외로 하되 그 동안 개방일정이 불투명했던 다른 농산품에 대해서는 5~10년간 단계적으로 관세를 인하할 수 있다는 입장이 담겨있다. 또 포도의 경우 겨울철에 관세를 10년간 단계적으로 철폐하는 '계절관세'를 적용하기로 하는 등 칠레측의 입장을 다소 수용했다. 공산품 관세철폐는 우리측의 요구사항. 칠레측은 우리나라가 양보안을 내놓자 지난 7월 수정안을 통해 한국이 농산품 개방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경우 무관세대상 공산품의 범위를 늘리겠다는 유연한 입장으로 선회했다. 칠레의 공산품관세는 5~6%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그러나 칠레는 지난 4월 유럽연합(EU)와 FTA를 체결한데 이어 일본과도 협상을 서두르고 있고 오는 2005년까지 중남미 전역을 자유무역지대로 묶을 예정이어서 우리측의 주력수출품인 냉장고ㆍ세탁기 등 공산품의 관세철폐는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현재 한국산 세탁기는 칠레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고 냉장고와 에어컨ㆍ자동차는 각각 50%ㆍ37%ㆍ23%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칠레의 최대수출품인 동괴의 무관세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해 칠레의 한국에 대한 수출액은 6억9,600만달러. 이 가운데 동괴수출액은 전체의 절반인 3억3,700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칠레는 4.5%인 동괴의 관세를 철폐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 타결가능성은 정부는 연내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고 칠레측도 종전보다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이번 5차 협상과 1,2차례 실무회의를 거치면 일괄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외교통상부 안팎에서는 우리측의 농산물 개방폭과 칠레측의 공산품관세 철폐범위를 놓고 '빅 딜'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사과ㆍ배 등 관심 농산물을 FTA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개방속도를 늦추는 대신 세탁기와 에어컨등의 일부 가전제품도 이에 상응하는 선에서 타결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칠레측이 요구하는 동괴의 무관세는 자원도입선의 다변화와 자급화 원칙에 따라 수용불가 입장이 원칙이지만 이 문제로 인해 FTA 타결의 걸림돌이 된다면 정부는 5~10년뒤 무관세를 추진할 수 있다는 탄력적인 입장을 제시할 예정이어서 타결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대외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한ㆍ칠레 FTA체결은 양국의 교역확대측면보다는 한국이 FTA 시대를 처음으로 연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그러나 정부가 연내 협상타결에 지나치게 집착해 주요 현안에서 너무 양보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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