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대한통운 매각 하반기로 늦춰질듯

아시아나-대우건설 '금호터미널 분리매각' 이견… 장기 표류 가능성도<br>하이닉스·대우조선 매각도 연쇄적으로 지연 예상

대한통운 매각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늦춰진다. 자회사인 금호터미널 분리매각 여부가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주요 주주인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이 한치 양보 없이 대치하고 있다. 게다가 지역 민원까지 제기되고 있어 자칫 대한통운 매각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하이닉스반도체ㆍ대우조선해양 등 대한통운 인수합병(M&A) 후 시장에 나올 예정이었던 매물들의 매각시기도 연쇄적으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대한통운 매각주관사의 한 관계자는 "대한통운 자회사인 금호터미널 분리매각에 대해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매각일정이 늦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수후보자들에게도 매각 일정이 늦춰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며 "양측 간 협의만 되면 바로 매각을 시작할 방침이지만 언제 조율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당초 대한통운 매각은 오는 13일 본입찰을 거쳐 16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다음달 30일까지 최종 계약을 마무리한다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의 의견조율이 난항을 겪음에 따라 실제 매각은 하반기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한통운 매각 대상 지분 37.6% 중 각각 18.98%, 18.62%를 보유한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이 자회사인 금호터미널을 분리매각할 것이냐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모그룹인 금호아시아나가 금호터미널ㆍ아시아나공항개발ㆍ아스공항 등 대한통운 자회사 3곳을 되찾을 수 있도록 분리매각을 원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한 관계자는 "금호터미널은 금호고속의 필수자산이자 그룹의 모태이기 때문에 금호그룹에는 상징성이 크다"며 "대한통운을 반드시 매각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기 때문에 원활히 협의가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대우건설은 대한통운 매각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함께 매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측은 "롯데그룹이 금호터미널 인수를 강력히 원하고 다른 인수후보자들도 반감은 없기 때문에 매각가치 극대화를 위해서는 함께 매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지역정서에 기반한 정치적 복병도 등장해 자칫하면 매각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금호그룹의 역사와 함께해온 버스터미널이 외지기업으로 넘어가면 경제적 영향뿐 아니라 지역민들의 상실감도 클 것"이라며 분리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광주상공회의소도 지난달 25일 "운수업과 무관한 기업이 금호터미널을 인수하면 지역민이 부담해야 할 사회적 비용이 크다"며 분리매각을 요구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누가 배후에 있든 정치적 접근은 실타래를 푸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양측이 대한통운 매각이라는 대전제에는 동의하는 만큼 원활한 협의를 통해 이른 시일 내에 자회사 분리매각 문제의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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