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포드,딜러에 현금결제 강요 “횡포”(외제차 봇물 문제있다)

◎재고쌓여 창고보관료 월 4천만원씩 부담/출고지연·성능검사 부실에 수송중 하자까지『기가 막힌다』. 포드자동차가 1백% 투자해 국내에 설립한 포드자동차코리아의 3개 딜러중 하나인 김모사장은 요즘 잠을 못 이룬다. 김사장이 『최대한의 지원을 해주겠다』는 포드측의 약속만 철석같이 믿고 3백여억원을 투자해 포드 전시장과 정비공장을 마련하고 의욕적으로 포드 판매사업을 시작한 게 지난 6월께. 그러나 5개월이 지난 지금은 초창기의 의욕은 완전히 꺾이고 말았다. 포드측이 주력모델로 내세운 「토러스」와 미니밴 「윈드스타」가 국내실정에 맞지 않아 소비자들이 외면, 재고가 쌓이면서 이익은 커녕 본전도 못 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재고적체로 인해 창고보관료만 월평균 4천만원씩 나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시장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최근 결제조건까지 강화했다. 현재는 차량을 판매하면 45일짜리 어음으로 차값을 결제하고 있으나 내년 1월부터는 무조건 현금결제를 해야겠다고 포드측이 최근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 『가뜩이나 재고와 투자비에 따른 금융부담에 시달리고 있는데 1년도 안돼 결제조건까지 바꾸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김사장은 푸념했다. 재고를 해소키위해 가격결정권이나 서브딜러(소규모판매업자) 선정권을 딜러에게 넘겨달라는 요구도 묵살됐다. 대신 토러스를 1백만원 할인해 팔라는 지침만이 내려왔을 뿐이다. 『모든 결정은 딜러와 협의없이 포드측에서 결정한다. 우리는 단지 일방적인 통보만 받을 뿐이다.』 포드차의 품질문제와 출고지연에 따른 영업사원들의 사기도 최저라는게 김사장의 설명이다. 수송중 하자가 많고 통관시 차량성능검사를 제대로 거치지 않아 차량상태가 엉망이라는 것이다. 『도장 일부가 벗겨지고 기포가 발생한 차량은 그래도 나은편이다. 심지어 일부 부속이 없는 경우도 있어 포드측에 돌려보내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상태서 무슨 장사를 하겠느냐』고 영업사원 P씨는 말한다. 출고지연도 큰 두통거리. 포드는 현재 직원 1명만이 차량출고를 전담하고 있어 고객이 현금으로 차값을 완납했을때에도 평균 4일이상이 소요된다는 것. 다른 업체들이 현지법인이 아님에도 통상 2∼3일이면 인도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누차 출고전담직원을 늘려 출고기간을 당겨 달라는 건의도 포드측은 묵살했다』며 한국소비자를 무시하는 포드측의 불성실한 서비스 자세를 성토했다. 스웨덴 볼보 수입판매사인 한진그룹계열 한진건설의 한 임원도 잠을 못이루기는 마찬가지. 지난해말 외제차사업 책임을 맡은 그는 『20년간 해외건설현장을 누벼오면서 회사발전에 이바지한 나를 왜 이곳에 보냈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재벌그룹이 외제차사업까지 한다는 국민적 비난을 의식한 인간적인 고뇌다. 다른 수입사 본부장도 『사실 내놓고 하기는 뭐한 장사 아니냐. 이 자리에 발령이 나자 사퇴까지 고려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진은 한때 고급 가죽시트 대신 저급의 국산시트로 임의교체 판매해 구설수에 오르는가 하면 BMW와 판매실적을 놓고 비방전까지 벌이는 등 비정상적인 판매행위로 비난을 사기도 했다.<정승량>

관련기사



정승량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