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던 뼛조각 쇠고기 문제에서 양국이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져 한미FTA 협상 타결이 ‘8부능선’을 넘어서게 됐다. 정부는 오는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7차 협상에서 1차 빅딜을 추진한 뒤 3월 초쯤 서울에서 8차협상을 벌이고 그래도 남은 쟁점은 최고위급 회담을 열어 FTA협상을 타결짓겠다고 밝혔다.
권오규 재정경제부 장관 겸 부총리는 8일 국회 한미FTA 특위에서 3월초쯤 8차협상을 서울에서 개최해 7차협상 후 남은 협상 쟁점들을 대부분 처리하고, 마지막까지 남은 쟁점은 최고위급 회담을 개최해 협상을 타결 짓겠다고 밝혔다.
한미FTA 우리측 협상단의 고위관계자는 “최고위급 회담은 부총리급 이상이 참석할 것” 이라며 “양국 정상인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나서 회담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2004년 호주와 FTA 협상을 타결 지을 때도 부시 대통령이 존 하워드 호주 총리와 수 차례 장시간 동안 핫라인을 통한 전화 회담을 벌였다.
우리측 협상단은 우선 오는 11~14일(미국 시각) 열리는 7차협상에서 미측 반덤핑 제재 완화와 우리측 자동차 세제 개편 및 의약품 부분의 양보를 연계해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또 서비스ㆍ투자 분야에서 미국의 전문직 비자쿼터 허용 및 해운시장 개방과 우리의 특급배달 서비스시장 개방 등을 연계 처리할 계획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7차협상에서 핵심쟁점에 대한 타결 가능한 구체적 방안을 만들어내고 나머지 일반쟁점들은 타결 및 수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열린 한미간 이틀째 쇠고기 기술협의는 농민단체 등의 시위로 2시간 정도 늦어졌지만 양측은 뼛조각 허용여부에 상당부분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에서 뼛조각이 나오더라도 과거처럼 수입물량 전체를 반송 혹은 폐기치 않고 뼈가 발견된 부위나 박스만 반송ㆍ폐기하는 데는 사실상 합의했다. 뼛조각 쇠고기 협상에서 미측 요구가 모두 수용된 것은 아니지만 이 같은 협상결과만으로도 사실상 막혀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재개될 수 있어 한미FTA 협상 타결에 순풍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