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재계에 '사정 태풍' 몰아친다

청년 재벌 장룽쿤 정경유착 혐의 구속이어<br>최고 갑부 황광위는 불법대출 관련 수사<br>기업들 "당국 칼날 어디까지…" 바짝 긴장

왼쪽부터 황광위 회장, 장룽쿤 회장, 우밍례 회장, 왕청밍 회장, 황쥔췬 회장

중국 재계에 '사정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중국 사정당국은 최근 상하이(上海)의 청년 재벌인 장룽쿤(張榮坤) 푸시(福禧) 회장을 정경유착 혐의로 전격 구속한데 이어 중국 최고 재벌 황광위(黃光裕) 궈메이(國美)전기 회장의 창업초기 자금 형성과정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처럼 사정당국의 서슬이 시퍼래지자 중국의 전통인 '관시(關係)'를 발판으로 성장해온 민간 기업들은 사정당국의 칼날이 어디까지 미칠지 바짝 긴장하고 있다. ◇中 최고재벌 불법대출 혐의 수사= 31일 신경보(新京報)는 중국 최대 가전판매 업체인 궈메이전기의 황광위 회장이 불법대출 혐의로 공안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중국 격주간 경제전문지 재경(財經) 최신호를 인용해 보도했다. 황광위 회장은 2004~2005년에 영국계 회계사인 후룬(胡潤)이 선정하는 부호순위에서 제1위로 선정된 중국 최고의 갑부이다. 보도에 따르면 황 회장은 형인 황쥔친(黃俊欽) 신헝지(新恒基)그룹 회장과 함께 10년전 중국은행 베이징지점에서 가명의 세입자와 차량구매자를 동원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게 한 뒤 이를 편취하는 수법으로 13억위안(약 1,560억원)의 불법대출을 받았고, 이는 초기 사업자금으로 쓰였다. 중국 사정당국은 최근 은행감독위원회의 중국은행에 대한 조사에서 황씨 형제에 대한 대출이 대부분 부실화한 사실이 드러나자 황 회장 등 29명과 황 회장이 이끄는 펑룬(鵬潤)그룹 39개 계열기업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궈메이전기는 성명을 통해 "공안의 조사는 황 회장이나 궈메이와는 관련이 없으며 펑룬그룹 계열인 펑룬부동산의 대출보증업무가 조사를 받고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재벌사정 태풍'으로 번지나= 중국 사정당국은 이에 앞서 지난 주 중국 최대의 부패사건으로 일컬어지는 상하이(上海)시 사회보장기금 비리사건과 관련, 지난해 포브스가 뽑은 중국 재벌 순위 16위에 올랐던 장룽쿤 푸시 회장을 전격 구속했다. 이밖에 왕청밍(王成明) 상하이전기 회장과 한궈장(韓國璋) 부총재, 우밍례(吳明烈) 상하이 신황푸(新黃浦)그룹 회장 등이 동일한 사안으로 내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기업인들에 대한 수사가 '재벌사정 태풍'으로 비화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의 한 관측통은 "지금으로서는 기업인들에 대한 사정당국의 수사는 개별사안에 대한 위법사실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드러나는 위법 사실들이 국민들의 분노를 증폭시키면서 창업초기 '원죄(原罪)'까지 문제 삼게 되면 사태는 의외로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달 상하이방 핵심인물 천량위(陳良宇) 상하이시 공산당 서기를 부정부패 혐의로 해임한 것을 시작으로 상하이시 사회보장기금 수억달러 유용사건 연루자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진행, 최근 추샤오화(邱曉華) 국가통계국장을 해임하고 주쥔이(祝均一) 상하이시 노동사회보장국장과 친위(秦裕) 상하이시 바오산(寶山)구 부서기겸 구청장을 파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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