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성수대교 참사 현장 첫 출동한 조규관 소방경

"기본 잘 지키는게 대형참사 막는 유일한 방법"


"기본을 잘 지켜야 대형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성수대교 붕괴사고나 세월호 참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교훈입니다."


서울 강남소방서의 조규관 소방경은 20년 전인 지난 1994년 10월21일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떠올리며 1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고 당시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했던 소방대원 중 한 명이다. 당시 강남소방서 소속의 5년 차 소방사였던 조 소방경은 어느덧 25년 차 소방경이 됐지만 그날의 참사현장을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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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소방경은 사고 당시 밤샘근무를 마치고 아침식사를 하던 중 교통사고 신고접수를 받고 동료 소방대원 7~8명과 성수대교 남단으로 향했다. 그런데 현장에 가까이 갈수록 단순 교통사고가 아닌 대형 참사임을 직감했다. 조 소방경은 "현장에 다가가니 다리 한가운데가 무너져 내려앉아 있었다"며 "난생처음 보는 대형 참사였다"고 말했다.

조 소방경은 "현장에는 파란 승합차 등이 무질서하게 뒤엉켜 있었고 시내버스는 완전히 뒤집힌 상태로 떨어져 있었다"며 "버스는 뒤집혀 떨어지면서 승객들의 신체 훼손이 심했다"며 참혹했던 사고현장을 회고했다. 조 소방경은 "성수대교 붕괴 이후로도 많은 대형 사고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쉽게 잊어버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세월호 사고 직후에는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만 지금은 지하철 방독면 위치 확인 등 초보적인 안전 노력도 게을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강남소방서로 밀려오던 안전교육 요청도 최근 들어서는 뜸해졌다고 한다. 그는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등 모든 대형 참사는 사전에 시그널을 보낸다"며 "대형 참사들은 예외 없이 황금만능주의나 안전불감증에 빠져 위험을 사전에 알면서도 무시했던 공통점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조 소방경은 "안전사고를 100% 예방하는 일은 불가능하지만 대형 참사를 막는 방법은 있다"며 "기본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금 더 돈을 벌려고 부실한 자재를 쓰거나 선박을 불법 개조할 게 아니라 기본을 철저히 지키는 것만이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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