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투자연구원은 한국거래소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유동성 수준별 시장관리 방안' 보고서에서 "유동성 수준에 따라 매매체결 방식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상장종목을 크게 고유동주·중유동주·저유동주로 분류하고 고유동주와 저유동주는 기존처럼 각각 투자자 주문, 투자자 주문+LP매매 형태를 유지하되 중유동주는 '시장조성인 제도'라는 새로운 매매 제도를 도입해 기존 투자자의 주문과 병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시장조성인은 쉽게 말해 담당 종목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딜러 또는 LP다. 이미 저유동주에서 LP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시장조성인 제도는 기존 LP제도와는 별개로 추가 논의해 도입해야 한다는 게 연구진의 조언이다.
한국은 투자자의 주문으로 매매가 이뤄지는 주문주도형 매매 방식인 반면 미국 나스닥은 딜러들의 호가로 매매가 이뤄지는 호가주도형 시스템이다. 독일(DB)과 런던(LSE), 유로넥스트는 이 둘을 병행하는 이른바 '혼합형 매매'를 채택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모든 종목에 주문주도 방식을 획일적으로 적용하기보다 종목별 유동성 수준에 적합한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며 "중유동주에 대한 시장조성인 제도 도입으로 상장사 입장에서는 거래 활성화를 꾀할 수 있고 투자자도 비유동성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타당성과 효과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