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백승의 길이 있었다

제12보(169~203)



이창호의 별명은 신산이고 박영훈의 별명은 뉴신산이다. 종반의 세밀한 계산은 박영훈이 이창호를 능가한다고 말하는 기사들도 여럿이다. 그러나 이 날 박영훈은 먼저 초읽기에 몰려 버렸고 그것이 이 판의 운명을 갈랐다. 이 바둑은 흑의 1집반 승리로 끝났는데 사실은 백에게도 거의 종반까지 찬스가 있었던 것이다. 흑이 여유있게 골인할 바둑이 미세해진 것은 이세돌의 실수 때문이었다. 흑77이 완착이었다. 그냥 79의 자리에 잡아도 아무 탈이 없는 자리였는데 이세돌이 77로 물러섰기 때문에 여기서 차이가 좁혀졌다. 백78이 선수로 활용된 것이 컸다. 흑79는 절대. 이 수를 게을리하면 참고도1의 백1, 3으로 빅이 된다. 빅이 되면 물론 백승이다. 박영훈은 백88이 패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수로 참고도2의 백1에 두었으면 백의 반집 승리였다는 것이 그가 내린 결론이었다. 실전은 요소인 93의 자리를 역으로 흑이 차지하게 되어 여기서 승부가 확정되었다. 계가를 마치고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이세돌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최근에 박영훈에게 GS칼텍스배를 내주었기 때문에 많이 불안했었거든요. 그것도 2연승 이후에 3연패를 당했으니까요. 박영훈은 정말이지 방심할 수 없는 상대입니다." 한 기자가 그에게 자신을 세계 최고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아직 이창호9단과의 승부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세계 무대 결승전 같은 데서 꼭 대결하고 싶습니다." 203수 이하줄임 흑1집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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