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준용 대림 회장 "회장직 욕심 내면서 서로 견제"

전경련 차기회장 추대실패…격앙된 목소리로 눈치작전 정면비판<br>"2년전 65세이상 안된다 해놓고…" 젊은 회장론 강조도


“2년 전 강신호 회장을 추대할 때 차기에 회장 할 사람으로 70세 가까이 된 사람들은 쳐다보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준용 대림 회장이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총회에서 이례적으로 ‘젊은 회장론’을 역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오전11시부터 시작된 총회에서 예결산안 등이 통과된 뒤 회장 추대를 위한 전형위원회가 열리기 직전 신상발언을 자청, 10여분간 격앙된 목소리로 전경련 회장단의 최근 행태를 비판했다. 이 회장은 “지난주 말 저에게 (회장을) 하라고 그랬다. 올해 70세가 됐는데 65세 넘겨서는 ‘빼주십시오’라고 말해왔다”며 전경련 회장의 ‘65세 이상 불가론’을 강도 높게 설파했다. 그는 특히 “강 회장이 누구를 추천해달라고 해 모 회장을 추천했더니 ‘그 사람은 너무 어리다’며 거부했다”고 소개한 뒤 “(그 회장은) ‘나이가 내일모레면 환갑인데, 그렇다면 그런 어린 사람을 왜 부회장으로 뽑았습니까’라고 반문했다”고 털어놓았다. 이 같은 이 회장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회장석에 앉아 있던 조석래 효성 회장의 얼굴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가장 유력한 차기 회장으로 거론돼온 조 회장은 현재 나이가 72세로 강 회장 다음 연장자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이날 발언은 조 회장의 전경련 회장 불가론으로 해석돼 향후 조 회장의 만장일치 회장 추대 가능성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게 됐다. 이에 앞서 조 회장이 재계의 합의추대를 받지 못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의 목소리가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장은 이어 “한달 열흘간 회장단이 모였지만 (합의추대를) 하지 못했다”며 “지난주 마지막 조율을 위해 조선호텔에 부회장단을 소집했지만 그날도 아무런 뼈대 있는 얘기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회장은 “본인이 회장직을 절대 맡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전경련 부회장단 내부에서 (저에게) 회장직을 권유했다”고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으며, 회장들이 속으로는 회장직에 욕심을 내면서 서로 견제만 할 뿐 진심으로 추대할 의사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재계는 이 회장이 직설적으로 전경련 회장단의 눈치작전을 정면 비판함에 따라 반목과 갈등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65세 이상 불가론’ 때문에 여기에 해당되는 그룹 회장들로서는 확실한 반대자를 확인한 꼴이어서 이에 대한 불만이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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