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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이창호, 좌변을 접수하다

제5보(80∼100)<br>○박정환 5단 ●이창호 9단 <제5기십단전결승3번기제3국>



오래간만에 이창호와 이세돌의 5번기를 보게 되었다. 올레배 바둑오픈챔피언십의 결승에 두 사람이 올라간 것이다. 이세돌은 준결승에서 강동윤을 꺾었고 이창호는 박정환을 제압했다. 결승5번기는 12월 6일부터 시작되었다. 이창호는 한때 랭킹9위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5위로 올라섰고 LG배 결승에도 진출했다. 어느 때보다도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 이세돌은 지난 20개월 동안 부동의 랭킹1위를 견지했지만 최근에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한국일보의 박영철기자는 '이세돌이 어디 갔는지 도무지 안 보인다'고 말했을 정도다. 객관적인 전력은 이세돌이 앞서겠지만 흐름상으로는 이창호가 도리어 신뢰를 주는 분위기여서 5번기의 결과가 주목된다. 지금까지의 상대전적은 이창호가 31승 25패로 앞서 있다. 백80은 조심성스러운 수순이었고 최선의 착점이었다. 흑81은 선수로 흑대마를 살아두겠다는 수였는데 여기서 박정환은 한참을 망설였다. 참고도1의 백1로 받으면 흑2가 너무도 뻔히 보인다. 흑2는 우하귀의 흑진을 보강하면서 백의 중원 세력을 견제하는 절호점이다. 망설이던 박정환은 과감히 손을 돌려 실전보의 백82를 두었는데…. "모험입니다. 좌변의 백 5점을 살리는 것이 나았을 겁니다."(윤현석) 이창호가 흑87로 좌변을 접수해 버리자 흑의 실리가 돋보인다. 이제는 백이 중원의 흑대마를 공격하여 어떤 보상을 받아내지 못하면 집부족이 될 것 같다. 백96은 모자라는 실리를 의식한 수였지만 완착이었다. 참고도2의 백1로 공격을 계속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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