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미 디플레 진입” “되레 인플레 걱정”

美증시 '마의 9월' 앞두고 WSJ 비관론-CNBC 낙관론 팽팽




미국 뉴욕증시에서 9월은 잔인한 시기다. 리먼브러더스 붕괴(2008년)를 비롯해 유난히 대형 금융위기가 많이 터졌고 전통적으로 수익률도 가장 나쁜 시기가 9월이다. '마(魔)의 9월' 진입을 앞두고 증시폭락 재연 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팽팽히 엇갈리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증시폭락을 암시하는 기술적 분석 패턴인 '힌덴버그 오멘(Hindenburg Omen)'이 3년 만에 나타난 데 이어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지난 7월부터 악화하는 모습을 보이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증시폭락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자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하지만 펀드매니저 출신으로 CMBC의 인기 프로그램 '매드머니(Mad Money)'를 진행하는 짐 크래머는 WSJ의 분석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폭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17일 CNBC에는 홈페이지 내 매드머니 코너를 통해 '폭락하지 않을 10가지 이유'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는 13일 WSJ가 보도한 '폭락이 우려되는 10가지 이유'를 반박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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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유명 경제학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의 시장측정법(CAPEㆍCyclically Adjusted PE)으로 증시를 분석해 "주가가 이미 너무 비싼 수준에 다다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크래머는 "S&P500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2배밖에 안 된다"며 "게다가 채권과 비교하면 주식은 놀랄 만큼 싸다"고 되받아쳤다.

WSJ는 전미위험투자관리자협회(NAAIM)의 최근 조사를 인용해"너무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우려했다. 모든 투자자가 비관할 때가 매수적기인 것처럼 반대의 경우는 매도적기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크래머는 이에 반대하는 근거로 투자심리를 평가하는 '불베어비율(bull bear ratio)'이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WSJ와 크래머는 미국 주택과 고용시장 상황, 그리고 이에 따른 디플레이션에 대해서도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다. WSJ는 "가계와 기업ㆍ주정부ㆍ연방정부 등의 빚은 여전히 막대한 수준인데 소비자 물가와 실질임금이 떨어지고 있다"며 "고용시장은 정부가 내놓은 수치를 믿어서는 안 될 정도로 매우 나쁘다"고 평가해다.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재앙 수준"이라며 "은행의 차압건수가 올해 안에 100만채를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플레이션이 사실상 시작됐다는 게 WSJ의 판단이다.

하지만 크래머는 "디플레이션의 척도인 물가연동채권(Tips)의 수익률이 1.29%밖에 안 된다"며 "사람들이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그는 "채무상황이 심각하다고는 하나 기업들의 보유현금이 넘치고 개인들의 신용도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상황에 대해서는 "증시는 이미 고용시장 상황을 모두 반영했다"며 "오히려 고용개선의 신호가 포착된다면 다우존스지수가 단숨에 몇천 포인트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크래머는 WSJ가 지적한 '9월 효과'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WSJ는 미국증시 역사상 9월에 폭락한 적이 많았고 이런 점을 알고 있는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크래머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최근 4년의 경우 한번만 빼고는 9월 수익률이 연평균보다 오히려 높았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크래머는 "예상보다 기업들의 수익성이 좋다"며 "잘못된 논쟁 때문에 겁먹지 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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