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금승국 어굼터 대표 "처음 3개월은 고객에 투자하세요"

생선구이 전문점, AI·광우병 파동타고 인기 아이템 부상<br>냉풍건조가공법 개발 고등어 맛 살리고 인건비 줄여<br>"내년 '참숯고등어' 홈쇼핑·인터넷몰 론칭 시장확대"


“문을 열자 마자 대박이 나는 식당은 없습니다.” 조류인플루엔자(AI)와 광우병 파동의 영향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승국 어굼터(www.eogumter.co.kr) 대표가 예비창업자들에 하는 말이다. 김 대표는 처음 프랜차이즈 식당을 하는 창업자들이 빠지게 되는 함정이 ‘대박에 대한 환상’이라고 말한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소개해 주는 가맹점처럼 처음부터 장사가 잘 될 거라는 환상에 빠지기 쉽지만 3개월 정도는 고객에게 투자를 해야 한다”며 “장사가 안돼 남은 반찬을 버리지 못하고 내일 다시 내놓는 것을 작은 실수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 작은 실수로 고객을 잃게 된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어굼터는 국내에서 처음 시작한 생선구이 전문 프랜차이즈. 최근 AI와 광우병 파동에 지친 치킨, 소고기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환사업 아이템이다. 실제 광우병 파동이후 어굼터 가맹점들의 매출은 예년보다 2~3배 이상 늘어났다. 김 대표를 만난 자양점의 경우도 설렁탕집에서 최근 어굼터 매장으로 탈바꿈해 하루 150~200만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우량 점포로 업그레이드됐다. 김 대표가 처음 생선구이 전문 프랜차이즈를 하겠다고 나선 것은 2001년. 우연한 기회에 충무로 고갈비(고등어구이) 골목에서 맛본 연탄 고등어 구이 맛을 사업 아이템으로 만들었다. 김 대표는 “고향이 바닷가 근처가 아닌 충청도였고 생선구이 맛을 제대로 몰랐던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됐다”며 “내 입맛에 맞으면 30~40대 서울 사람들의 입맛에 맞겠다는 생각에 메뉴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외국계 기업에 근무하며 해외 주재원 생활을 했던 경력은 물류와 유통망 확보에 도움이 됐다. 지금도 어굼터는 세계에서 가장 품질이 좋다는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한 달에 10만 마리 정도 직접 수입해 사용한다. 창업 후 2년은 시행착오의 시간이었다. 메뉴개발, 물류 확보 등에 가지고 있던 돈을 쏟아 부어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한 채를 날렸다. 하지만 20평과 40평대의 직영점 2개를 운영하면서 김 대표는 상권, 수익률, 소스의 업그레이드, 굽는 시간, 냄새 제거 등의 실험을 하며 생선구이 전문점이 프랜차이즈로 성공할 수 있는지를 검증했다. 일본 지사 근무 시절 자주 다니던 일식 집 분위기를 떠올리며 매장 인테리어부터 로고, 메뉴판까지 김 대표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게 없을 정도로 정열을 쏟았다. 2년 동안의 시행착오로 내린 결론은 ‘맛’. 비린내가 많이 나는 생선인 고등어의 비린내를 없애고 고등어 특유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어굼터만의 냉풍건조가공법을 만들었다. 냉풍건조가공법은 생선의 유통과정을 냉동이 아닌 냉장상태로 유지 하기 위해 차가운 공기로 생선을 반건조 시키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통해 고등어 등 생선을 가맹점에 반가공 상태로 공급해 누구나 전문적인 기술 없이도 조리가 가능하도록 만들어 가맹점주들의 인건비 부담을 줄였다. 김 대표는 “어굼터에는 주방장이 필요가 없다”며 “가맹점에 공급되는 제품의 80% 이상이 패키지로 구성돼 3일 정도의 교육이면 누구나 조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목표는 ‘고등어=어굼터’라고 할 정도로 어굼터를 생선구이 전문 식품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지난해 개발해 인터넷, 가맹점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참숯고등어’는 그 목표의 첫 걸음이다. ‘참숯고등어’는 웰빙시대에 어울리는 저염숙성으로, 위생 가공 후 진공 포장을 했다. 또 전자레인지에 조리를 해도 냄새와 연기가 거의 나지 않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김 대표는 “육류보다 등 푸른 생선인 고등어가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굽거나 조림 등 조리방법이 쉽지 않은 단점이 있다”며 “참숯고등어는 어린아이라도 쉽게 전자레인지에 넣어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어굼터의 대표 히트 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참숯고등어’를 내년에는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에도 론칭할 계획이다. 이미 홈쇼핑 등에 판매를 하겠다고 나서는 유통업체도 확보된 상태다. 송파구 거여동에 위치한 공장도 자리를 옮겨 규모를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5년째 가격을 고정시킨 것도 김 대표가 목표달성을 위해 수립한 전략에 따른 것이다. 어굼터의 생선구이 메뉴들은 5,000원~7,000원대의 가격으로 요즘같이 생선값이 급등할 때에는 본사가 손해를 보기도 한다. 실제 어굼터는 광우병과 AI로 생선 소비가 늘면서 8월까지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해 확보했던 물량이 지난 5월 대부분 소진돼 9월 추가물량이 들어올 때까지 예상보다 비싼 값에 물량을 확보해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본사가 그 부담을 떠안고 가맹점에는 이전과 같은 가격대에 공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본사가 손해를 보더라도 가격을 올리지 않을 계획인 만큼 판매 가격도 변동이 없을 것”이라며 “본사의 이윤을 낮추더라도 생선구이 시장을 확대하는데 더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육류소비 불안으로 가맹점 개설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지만 올해에는 당초 계획대로 현재 137개인 점포를 180개정도로만 확대할 계획이다. 가맹점을 가려서 받겠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언제, 어느 업체든 경쟁상대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외형을 늘리는 데에만 집중하지 않겠다”며 “남들보다 한 발 빨리 메뉴를 개발하고 시스템을 정착시켜 가맹점들의 안정된 사업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프랜차이즈를 하려는 예비창업자라면 본사 대표가 해당 사업아이템을 직접 해본 경험이 있는지를 꼭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본사가 사업 아이템을 바꾸면서 고생하는 가맹점들을 여럿 봤다”며 “프랜차이즈는 본사의 시스템과 가맹점의 노력이 성공을 만드는 사업구조”라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어굼터의 창업비용은 132㎡(40평) 기준으로 점포 임대료를 제외하고 로열티 및 교육비 750만원, 인테리어비용 4,800만원, 비품비용 1,700만원을 포함해 모두 7,250만원이 든다. 어굼터 측에서 제시하는 수익구조는 하루 평균 1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점포의 경우 월 3,000만원의 매출에 임대료 250만원, 재료비 및 원가 1,050만원, 인건비 720만원, 제세공과금 120만원을 제외하고 월 860만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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