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고] 유찬용 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위원

GM의 글로벌 전략GM은 연간 8백만~9백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그룹으로 북미 본사 이외에도 독일의 아담 오펠, 영국의 복솔, 일본의 이스즈, 스웨덴의 사브 등을 그룹 내에 포괄하여 글로벌 생산,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해 두고 있다. 조직도상으로 보자면 유럽GM이 속하고 있는 GMIO(GM국제사업본부)가 GM그룹 내에서 성장 센타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GMIO는 96년부터 2006년까지 10년간 판매규모를 311.8만대에서 50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즉 GM그룹 전체적으로 북미지역과 여타지역의 비중을 50:50으로 가져가겠다는 것. GMIO는 유럽,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태평양의 3지역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현재는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서유럽사업이 점하고 있지만 2006년까지의 판매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동유럽을 포함하는 신흥시장의 비중이 더 커지게 된다. 이들 신흥시장에 투입되는 제품의 다수는 오펠이 개발하고 있다. 이는 소형차의 수요가 많은 신흥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국GM보다 소형차에 강점을 갖는 오펠이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오펠은 아스트라나 코르사와 같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모델을 개발 제조해 온 경험이 있다. 성장 가능성이 가장 유망한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의 거대 메이커들간의 경쟁은 불꽃이 튄다. 일본메이커들의 앞마당이라고 여겨져 왔던 이 지역의 장래가 밝다고 판단한 구미메이커들이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미메이커들은 일본메이커들이 북미와 유럽 지역에 현지생산공장을 건설하여 진출한 것과 마찬가지로 거꾸로 일본메이커들의 주요 시장을 공략함으로써 21세기의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경쟁에서 GM은 우선 이스즈를 앞세워 동남아 시장에 뿌리를 내리는 한편, 델파이를 앞세워 부품공급선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또한 GM은 태국 라용에서 아시아 전략차를 생산하여 일본 등지로 수출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동남아 외환위기 이후 중국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편 마쓰다를 인수한 포드에 대항하기 위해 이스즈 이외의 일본업체가 절실히 필요하게 된 GM은 작년 가을 스즈키의 지분을 10%로 늘리면서 최대 주주로 부상했다. 인도시장의 최대 메이커인 스즈키에 대한 지배력을 확고히 하게 된다면 GM 그룹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점유율(한국, 일본 제외)을 일거에 17%로 늘리면서 도요타를 제치고 수위 메이커로 부상하게 된다. 양적인 팽창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스즈키의 소형차 기술을 능동적으로 활용하게 된다는 점이다. 스즈키를 명실상부하게 자회사화할 경우 인도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립하는 동시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용차의 개발 기지 또한 획득하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오펠의 부담을 덜어주어 유럽GM은 서유럽과 동유럽 사업에만 전념하도록 하는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지역 중심 체제의 구축과 더불어 전세계적으로는 이미 추진하고 있는 플랫폼 통합을 차질 없이 이행하여 상당한 가격경쟁력 또한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될 경우 전세계 플랫폼을 통합하면서 플랫폼당 100~200만대 규모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GM의 거대한 글로벌 전략이 성공할지에 대해서는 속단하기 어렵다. 세계 전략의 중심인 오펠이 실적 부진으로 개발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신흥시장의 불안정성이 아직 상존하기 때문이다. GM이 이 문제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세계 1위를 고수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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