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업계 진출 본격 저울질

남북경제협력시대 새전기 마련■ 개성공단 내년 3월께 분양 남북이 개성공단 건설과 관련해 내년 말 1단계로 100만평 공사를 마무리하는 등 구체적인 일정에 합의함으로써 실질적인 남북 경제협력 시대를 열었다. 특히 제도적 장치 마련과 사회간접자본(SOC) 구축 등도 깊숙히 협의, 내실화를 기할 수 있게 됐다. 북측은 이달 중 개성공업지구법(특별법)을 발표하고 이어 규정ㆍ세칙 등도 이른 시일 안에 제정, 공포한다. 특별법은 토지이용권, 시설물 소유권, 인력ㆍ물자ㆍ자금ㆍ통신 보장, 규제 배제, 조세ㆍ공과금 최소화를 담는다. 남측의 한 관계자는 "신의주 특구 이상의 좋은 조건으로 만들 것이라고 북측이 밝혔다"고 전했다. 통행ㆍ통관ㆍ검역ㆍ통신 문제는 경의선 철도ㆍ도로가 처음 연결되는 시기에 맞춰 협의해 확정한다. 착공식은 북측이 오는 12월10일께, 남측이 12월 말을 제시한 상태다. ◇사업 추진과 기반시설 연말 착공식을 가져도 실제 공사는 내년 봄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여 현대아산은 토공과 신설법인을 설립, 내년 3월께 분양할 계획이다. 입주는 1단계 지구에 들어갈 150~200개사 중 용수사용과 폐수배출이 적은 업종 위주로 우선 추진될 전망이다. 남측의 한 관계자는 "1단계 지구는 송전시설 없이 배전선만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고 용수도 공단 북쪽 19㎞ 지점의 월보저수지에서 끌어쓸 것"이라고 말했다. 평당 분양가는 중국 단둥이 5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해 10만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게 남측 입장이다. 전력ㆍ통신 등은 남측 주장대로 현대아산과 토지공사, 북측의 민족경제연합회와 삼천리총회사 등 사업자(개발자)와 공급자(전력ㆍ통신회사)가 계약한 뒤 공급자가 수요량을 판단해 규모를 결정하고 입주업체로부터 이용료를 받기로 했다. ◇임금ㆍ조세ㆍ인력공급 임금수준은 북측이 기본급 80달러와 성과급 20달러 등을 최저선으로 요구하고 있으나 남측은 월 50~60달러 기본급에 20달러 정도의 성과급이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노조 설립도 북측은 "근로자가 20~25명이면 갖춰야 한다", 남측은 "종업원대표제 또는 노사위원회를 통한 협의가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노동력 공급은 북측이 알선회사를 설립해 모집인원보다 10~20%를 더 보내면 입주기업이 선발해 3개월 견습을 거쳐 채용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세제의 경우 북측의 한 관계자는 "세금은 7종이며 나진ㆍ선봉지구의 기준을 준용하는 쪽으로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 남측의 한 관계자도 "중국 등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의견접근을 봤다"고 소개했다. ◇업계, 진출 본격 검토 신발 등 노동집약적인 경공업계의 진출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신발지식산업협동조합이 최근 200여개사를 조사한 결과 100여개사가 15만평의 공장부지를 희망, 향후 개성공단에 대규모 신발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대기업들도 향후 대북사업에 대한 계획을 가다듬으며 진출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남북관계의 가변성 등을 들어 섣부른 낙관은 이르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이학인기자 고광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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