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괴팍스런 독재자 숨졌다" 혹평속 후계구도에 큰 관심

"변덕스럽고, 불가사의한 북한의 지도자가 숨졌다." AP통신이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이같이 평가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세계 주요 언론들은 이날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생전의 김 위원장에 대해 외신들은 혹평을 내리면서도, 후계자인 김정은을 둘러싼 향후 북한의 후계 구도와 동북아 역학 관계 등을 분석하는 기사를 쏟아내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AP와 AFP, dpa 통신은 조선중앙TV의 특별 방송을 인용해 긴급 기사로 김정일 위원장이 올해 69세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AFP 통신은 "기근과 경제적 어려움에도 야만적인 정권을 유지해온 정치적으로 노련하고 무자비한 지도자"라고 보도했다. 미 CNN도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을 머리기사로 올리며 "수수께끼 같은(enigmatic) 지도자였던 그는 한국은 물론 미국에게도 '가시(thorn)' 같은 존재였다"고 언급했다. 뉴욕타임스는 "작은 키에 뚱뚱하고 항상 키 높이 구두를 착용하는, 그러면서도 과도하게 큰 선글라스에 버팔로 같은 헤어스타일을 유지해온 괴팍스러운 독재자였다"며 "할리우드 영화에 심취해 영화배우를 납치하기도 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일삼았다"고 혹평했다. 외신들은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이 잠재적으로 권력 전환기의 새로운 위험과 북한 사회, 동북아시아 지역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로이터통신은 "폐쇄된 북한 사회와 핵개발 프로그램을 통제하던 김 위원장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 세계에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와 남편 장성택이 중요한 정치적, 군사적 역할을 수행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김정은과 친족 삼두체제를 형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고, 영국 가디언지는 "북한 차기 지도부가 단기적으로는 단합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 BBC방송은 "김 위원장의 죽음은 북한 전역에 엄청난 충격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그의 후계자는 2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삼남 김정은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일본 언론들은 호외까지 배포하는 등 김 위원장 사망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현재 내부 항쟁과 쿠데타의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당분간은 군부 중심의 집단지도 체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김정일의 이복동생 김평일과 장성택 조선 노동당 행정 부장의 움직임이 열쇠를 쥐고 있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요미우리신문은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후견인 역할로 김정은을 지원하고 있지만 경험 부족을 부정할 수 없어 북한 국내의 혼란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정해져 있지만, 권력 이동의 전개에 따라서 북한 내부가 혼란해질 수있다"며 " 핵무기의 행방을 둘러싸고 정세가 긴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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