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수표 경제대책 회의(사설)

정치가 경제에 관심을 갖고 눈을 돌리는가 했더니 역시였다.지난 4월 여야 영수회담 합의에 따라 전격 구성됐던 「경제대책회의」가 아무 성과없이 간판을 내렸다. 처음부터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건 아니지만 그나마 막상 필요가 절실한 시기에, 그것도 활동시한 5개월을 앞당겨 폐업한 것은 직무포기나 다름없다. 경제대책회의 구성때만해도 관심을 끌었었다. 한보사태이후 경제가 난국으로 치닫고 있을 때여서 적어도 경제 살리기의 분위기라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특히 사상처음 여야 합의로 또 정부 노동계 학계 경제계 대표들이 동참한 초당적 기구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출발부터 개점휴업 상태였다. 몇차례 회의가 열리기는 했으나 깊이있는 논의나 검토, 정책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굳이 활동성과라고 한다면 촉구결의같은 구호의 나열뿐이다. 경제대책회의가 유명무실 했던 것은 한보사태로 정치권이 공동 몰락할 수있다는 위기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급조된 데다가 과거처럼 경제나 민생 안정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정치적 이해에만 집착했던데 있다. 그러나 자금이야 말로 경제난 극복을 위해 정치권과 국회가 나서야 할 때다. 경제환경은 대책회의가 구성될 때인 지난 4월보다 훨씬 나빠졌다. 중소기업의 부도사태는 더 말할것 없고 재벌까지 연쇄부도 위기감이 확산되어가고 있다. 신용위기에 금융대란설이 공공연히 나도는 시점이다. 국가 기간산업인 기아사태로 인해 온 나라가 뒤흔들리고 있다. 대책도 없이 파장은 확산되고 있다. 회복조짐을 보이던 경기가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이때야 말로 정치권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서 경제살리기와 기아문제를 논의하고 실효성있는 정책대안을 제시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정치권은 위기의 경제를 살리는 데는 별로 뜻이 없는 듯하다. 대통령 선거를 위한 정치 전략에만 몰두하고 있다. 정치개혁조차도 제대로 못하는 그들에게서 경제 개혁을 기대하는 것부터가 무리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도 경제 공약이 쏟아질 것이다. 초당적 경제대책회의 에서도 생산적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공허하게 끝난 터라 그 공약이 믿음이 갈리 없다. 경제위기에 대해 정부는 대책이 무대책이고 정치권을 믿을 수 없어 국민들은 불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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