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국채금리 명암교차

경기낙관론 힘입어 테러이전 수준 회복대출금리 상승유발 경제회복 발목 우려 지난주 미국 국채(TB) 금리(수익률)가 ▦미국 경제의 조기 회복 전망 ▦이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 종결 가능성 ▦아프가니스탄 카불 함락 등의 영향으로 급등, 기준물인 10년물의 경우 9ㆍ11 테러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에 따라 TB 가격은 장ㆍ단기물 모두 패닉적으로 폭락했다. 국채 금리 상승은 시장의 낙관적 분위기를 반영하지만, 올들어 하락하던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과 은행 대출금리 상승을 유발, 경제 회복에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주말인 16일 TB 10년물 금리는 4.85%로 1주일전의 4.31%보다 0.54% 포인트 급등, 테러 이전 수준(4.84%)을 넘어섰으며, 이는 주간단위로 25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다. 연방 단기금리의 척도가 되는 TB 2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에 2.44%에서 3.02%로 0.58% 포인트 급상승했다. TB 금리가 이처럼 단기 급등한 것은 시장 분위기가 비관론에서 낙관론으로 급반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TB는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될 때 안정적 금융자산으로 이동하려는 분위기에 휘말려 금리가 급락하고(가격은 급등), 이에 반해 시장이 안정되면 역의 현상이 나타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채권 투자자들은 일주일 전에 마이너스 성장률, 실업률 급등, 산업 생산 급감등 최악의 경제를 걱정하다가, 갑자기 전쟁 승리에 따른 불확실성을 털어내고 조기 경제회복의 장미빛 미래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채권 딜러들은 오는 12월 11일 FRB가 금리를 0.25% 인하할 것이라던 종전의 전망에서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가능성으로 선회했다. 채권시장의 낙관론을 형성한 계기는 ▦지난 10월 소매매출이 7.1% 급등하고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감소, 고용시장이 안정되고 있으며 ▦유가가 배럴당 17달러대로 떨어졌다는 내용들이다. 투자자들은 이들 증거를 통해 미국 경제가 내년 상반기에 회복할 것으로 믿고, 수익성이 높은 주식ㆍ이머징 마켓등으로 이동하기 위해 안정 자산에서 빠져나온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TB보다 금리가 높은 회사채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 4주동안 회사채 발행규모는 807억 달러로, 전년동기의 298억 달러에 비해 급증했다. AT&T의 경우 당초 50억 달러로 잡았던 회사채 발행규모를 100억 달러로 늘렸으며, 예상보다 좋은 금리를 얻어냈다. 그러나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산업 생산이 13개월째 감소, 70년 만에 최장기 하락세를 보이는 등 경제가 아직도 가라앉고 있으며, 내년 1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기대되는데도 TB 시장이 갑자기 호황에 들어선 것처럼 반응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 삭스의 이코노미스트 윌리엄 더들리는 몇가지 신호로 조기회복을 전망하는 것은 성급하며, 더 많은 데이터를 보고 회복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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