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큰 폭 하락보다 점진적 하향 점쳐 "당분간 1,150~1.170원대 가능성"

[돌아온 약달러 돈흐름 바꾼다] ■ 원·달러환율 전망


최중경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들어가자 외환시장은 긴장했다. 재정부 차관 당시 강만수 장관과 코드를 이루며 이른바 '최ㆍ강 라인'의 고환율 정책이 재연될 것이란 관측이 팽배했다.

실제로 최 수석이 들어온 후 시장의 개입 흔적이 엿보였다. 외환보유액은 지난달에만 117억달러가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하순 이후의 흐름을 보면 당국의 개입 성격이 예전과는 사뭇 다른 점을 알 수 있다. 무조건적으로 환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락의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다.


물론 외환시장은 아직 '최중경표 환율 정책'에 대해 두려움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 대형은행의 이코노미스트는 "2004년 1,140원선을 고수했던 최중경 라인을 딜러들은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확실히 정부개입의 강도는 줄었다는 게 외환시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개입의 명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수지 흑자 행진이 이어지고 대외적으로도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여건이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외국계 은행의 외환 트레이더는 "개입 빈도는 잦아졌지만 강도는 약해졌다"고 전했다.


가뜩이나 정부 전체로 친서민과 양극화 해소를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을 인위적으로 지탱하는 것도 힘들어지고 있다. 안팎으로 환율을 떠바칠 수 있는 명분과 여건이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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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환율의 흐름 역시 큰 폭은 아니더라도 점진적으로 하향 흐름을 보일 것이란 쪽으로 시장의 예상이 수렴되고 있는 듯하다. 당장 1,100원대 아래로 내려가기는 힘들지라도 시차를 두고 레벨을 조금씩 낮춰갈 것이란 설명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원ㆍ달러 환율은 당분간은 1,150~1,170원대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 팀장은 "1,170원선이 깨지고 나면 1,150원선을 테스트하는 분위기로 전환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1,150원선 밑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큰 흐름에서 본다면 꾸준히 1,100원대를 향해 테스트를 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흐름으로 자리하고 있는 위험 선호 현상이 당장에 사라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데다 정부 역시 환율의 하향 안정 쪽으로 방향성을 잡고 있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는 탓이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 전문가들도 중장기적으로는 1,150원을 하향 돌파해 1,100원과의 사이에서 새로운 박스 흐름을 보일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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