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배상경제연구원 시사진단] (주제발표) 오상봉 산업연구원 부원장

우리 경제는 작년 3ㆍ4분기 이후 수출호조에 힘입어 경기 회복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여건의 변화에 따라 국민의 체감경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취업을 포기하는 구직단념자는 10만명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이를 감안한 실업률은 3.7%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취업자 수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3만명 감소하였다. 문제는 이러한 고용여건의 변화가 단기적, 경기 순환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장기적, 구조적 성격을 가지고 있어 구조적 대응을 필요로 한다는 데 있다. 고용 비중이 큰 서비스업 등 내수산업이 침체하고 있고 기술진보 및 생산성 향상에 따라 산업의 고용 흡수력은 저하 추세에 있다. 불행하게도 우리 성장의 엔진인 수출의 취업유발계수는 소비, 투자보다 작다. 또한 생산성을 초과하는 임금상승과 노사분규의 지속은 신규 고용의 억제와 투자의 수익률 저하로 투자부진을 초래하고 있다. 올해 경제를 전망해보면 작년 3ㆍ4분기 이후의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나 불안요인도 상존하고 있다. 소비는 가계부채의 점진적인 조정과정을 거쳐 하반기 이후 완만히 회복될 전망이고 수출은 정보산업, 자동차, 철강 등 주력산업 호조로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나 공급애로에 대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렇게 보면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수출의 공급애로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하여 기업의 적극적 투자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설비투자 동향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경제위기 이후 5년간 기업의 투자 활동 위축으로 총 고정자본 형성규모는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과거 경기회복시에는 수출의 회복에 따라 투자와 소비가 증대하였으나 금번 경기 회복의 경우 수출신장과 투자 증대 효과의 괴리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최근 투자의 해외이전이 가속화되고 있고 협력적 노사관계가 실현되지 못하고 생산성을 능가하는 임금상승으로 투자분위기가 저상 되어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용인력의 감소로 소득의 확산효과가 제한되어 있다. 수출산업과 내수 산업간 설비투자 활동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정보산업, 자동차산업을 담당하는 대기업의 설비투자 활동은 활발한 반면 중소기업의 투자활동은 상대적으로 위축되어 있다.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첫째 전략적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육성, 동북아 경제중심 프로젝트 및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민간려ㅊ括?투자를 촉진하고 자동차, 조선 등 주력기간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설비 및 연구 개발 투자를 확대하면서 고용 파급효과가 큰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과 서비스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또한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사회간접자본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민자사업 활성화도 필요하다. 둘째 투자를 저해하는 규제의 획기적 개혁이 필요하다. 토지관련 덩어리 규제의 개혁과 서비스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셋째 협력적 노사관계를 정착시켜 근로손실 일수를 줄이고 법과 원칙이 지켜지는 노사관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넷째 북한 핵문제 및 정치일정이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여 내외국인의 투자를 증대 시켜야 한다. 특히 외국인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노사분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교육, 주거, 의료 등 외국인 경영, 생활환경을 적극 개선해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유무역협정 체결의 확대를 통해 한국의 실질적 국내시장 규모를 확대함으로써 한국을 거점으로 한 투자 활성화를 기해야 한다. 투자활동은 생산성과 고용창출의 핵심으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우리 경제운영의 핵심과제라 하겠다. <박태준기자 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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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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